(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후학 양성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던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었을 뿐입니다."
14일 전북대에 귀중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지난 5월 별세한 곽봉덕 할머니의 자녀들이다.
이들은 '어머니의 뜻이었다'며 이남호 총장에게 3억1천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곽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전북대에 기탁하겠다고 약속했던 기금이다.
곽 할머니는 전북대에 장학금 기탁 의사를 밝힌 뒤 약정서까지 작성하고서는 며칠 후 숨을 거뒀다.
장례를 치르고 주변을 정리하자마자 어머니의 약속을 지켜드리기 위해 자녀들이 학교를 찾은 것이다.
가족들은 "어머니는 평소 베푸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며 "마치 꼭 해야 할 일을 다 마쳤다는 듯 갑작스럽게 눈을 감으셨다"고 말했다.
전북 장수가 고향인 곽 할머니는 또 '농사와 공부는 미루면 안 된다'면서 무엇보다 지역에서 인재가 많이 배출돼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거액의 장학금 기탁도 그런 평소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전북대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2억원은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생활비로 지원하고 나머지 1억 원은 스마트 강의실을 만드는 데 쓰기로 했다.
장학금과 강의실 이름은 고인의 부군 호인 송은(松隱)으로 하기로 했다.
1천만원은 전북대가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추진하는 '헌와·헌수 캠페인'에 쾌척해 할머니의 이름이 대학에 영원히 기억되도록 할 계획이다.
장남 안병혁 씨는 가족을 대표해 "어머님이 남기신 고귀한 뜻이 오래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고, 장학금을 받는 후학들도 받은 것을 후배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따뜻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남호 총장은 "고인의 인생이 담겨 있는 고귀한 기금을 기탁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장학금이 더욱 뜻있게 쓰이도록 하고, 그 아름다운 마음이 대학에 길이 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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