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령자 분업 필요…75세까지 일하면 100세시대 부담없어"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고령화 대책으로 이민을 받아들이는 게 단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이며, 청년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저숙련 이민 노동력을 받아들이는 게 현실적이라는 진단이 나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와 박경훈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6일 BOK 경제연구 '고령화에 대응한 인구대책: OECD 사례를 중심으로' 논고에서 이처럼 주장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저출산 대책이 가장 장기적 대책이라면 이민정책은 가장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책"이라며 "기술 불일치로 청년층 실업률이 높으므로 노동공급이 부족한 저숙련 노동력 이민정책 추진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고급인력 외국인들의 정착을 도울 수 있는 사회문화적 포용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며 "외국 사례와 같은 이민정책 부작용은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은 이민자들이 당장 노동력 증대에는 기여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역시 저출산·고령화 대열에 동참할 경우의 영향 등은 깊이 다루지 않았다.
이들은 이와 함께 가장 실현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저출산·고령화 해결 방안으로 부양 대상인 고령자를 경제활동인구로 전환하고, 청년층과 분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젊은층은 과학, 첨단기술 등 가치 창출 직업을 갖고 고령자는 결정지능이 많이 필요한 일반관리나 이모작 직군에 종사하도록 분업하면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렇게 하면 미래에 25세부터 75세까지 평균 50년 일하게 되고 그러면 100세 시대를 부담 없이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금수급 연령이 낮을수록 고령층은 경제활동 참가를 조기에 중단하고, 연금수급액이 크면 연금 의존도가 높아진다"며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수급연령을 높이고 수급액 규모를 줄여 근로 인센티브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출산율 위주 정책이 장기적으로 옳지만, 현실적으로는 급격히 불어나는 고령자 증가세에 맞춰 출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태어난 아이들이 경제활동에 진입하기까지 20∼30년 세월이 걸리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이들은 남녀평등 문화와 유연하고 관용적인 가족관념 등 사회문화적 인식 변화를 강조했다.
이들은 "일본 등 출산율이 저조한 국가는 남녀 간 전통적 역할 규범이 변하지 않고 일·가정 양립 지원이 미흡한 가운데 정책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가정 양립 문제 해결은 여성 노동력 공급 확대를 위해 선결돼야 하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프랑스와 스웨덴 등의 여러 제도가 이미 도입됐는데 사각지대가 있으므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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