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한상희 6언더파 공동선두…이지후·허다빈 1타차 추격
(사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카이도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그동안 숨죽였던 '조연 선수'들이 일제히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14일 경남 사천 서경타니 골프장 백호·주작 코스(파72·6천414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정연주(25), 한상희(27)가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선두에 나섰다.
또 이지후(24)와 허다빈(19)이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 1타차 공동3위에 올랐다.
선두권에 나선 이들 4명은 투어 무대에서 주인공에 가려진 채 눈물을 훔쳤거나 변방에서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한 공통점을 지녔다.
한국여자오픈에서 김지현(26)과 우승을 다투다 2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한 정연주는 2011년 한국여자오픈 제패 이후 6년째 우승과 인연이 맺지 못하는 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3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6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인 정연주는 "2차례 대회를 건너뛰고 재정비와 재충전을 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팠던 목 부위도 MRI 촬영 등 정밀검사를 받았더니 부상은 없고 단순한 근육 뭉침 현상이라고 들었다"며 "최종 라운드에서 (친구인) 김지현과 우승 경쟁을 벌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상희는 이 대회 직전까지 무려 8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부진을 겪었다. 이번이 세번째 시즌인 한상희는 올해 13개 대회에서 세번 컷을 통과했을 뿐이다.
지난 8일 금호타이어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8오버파 80타를 치고 컷 탈락한 한상희는 "더는 내려갈 데가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상희 역시 이날 보기는 하나도 없이 버디 6개를 뽑아냈다.
"전에는 컷 통과라도 해보자고 아등바등했는데 마음을 내려놓았더니 신기하게 그토록 안 되던 퍼트가 쏙쏙 들어갔다"는 한상희는 "정작 1라운드를 잘 치렀더니 살짝 욕심도 생긴다"며 미소를 지었다.
국가대표까지 지냈지만 2013년 프로 전향 이후 작년까지 2, 3부투어에서 머물렀던 이지후는 금호타이어여자오픈에서 다 잡았던 우승을 연장전 끝에 놓쳤다.
이지후는 "연장전 패배로 실망감보다는 이제는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실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지후도 노보기에 버디 5개를 수확했다.
새내기 허다빈 역시 시즌 내내 부진에 허덕였다. 12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5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는데 그쳤고 상금이라야 2천만원을 모았을 뿐이다.
보기는 없이 버디 5개를 쓸어담은 허다빈은 4월13일 삼천리투게더오픈 1라운드 때 69타를 친 이후 처음으로 60대 타수를 신고했다.
올해 3승을 올려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김지현은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로 무난한 1라운드를 치렀다.
김지현은 "모처럼 대회를 건너뛰고 쉬었더니 컨디션을 좋았지만 퍼트 감각이 살짝 떨어졌다"고 말했다.
"샷이 좋았는데 버디 퍼트가 번번이 짧았다"는 김지현은 경기가 끝난 뒤 한참 동안 연습 그린에서 땀을 흘렸다.
금호타이어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거둔 박보미(23)도 2언더파 70타로 발걸음이 가벼웠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작년 우승자 조정민(23)은 1오버파 73타로 부진, 대회 2연패에 먹구름이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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