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로비스트 아흐메트쉰 동석 시인…러'정부 연계 의혹 확산
(워싱턴·뉴욕=연합뉴스) 신지홍 김화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과 러시아 변호사가 미 대선 기간인 지난해 6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증폭시킨 의문의 회동을 했을 당시 '제5의 인물'이 동석했다고 N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남성이 옛 소련군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DC에 거주하며 미 의회 안팎에 잘 알려져 있는 친(親) 러시아 로비스트 리나트 아흐메트쉰이라고 전했다.
아흐메트쉰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이던 폴매너포트,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함께 했던 이 자리에 동석한 사실을 시인했다.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도 이 자리에 있었다.
아흐메트쉰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의 요청을 받고 그곳에 갔다고 말했다.
일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인사가 러시아 정보 당국과 연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언론에서는 아흐메트쉰이 옛 소련 정보 당국의 전직 방첩요원이며, 러시아 정부에서 일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옛 소련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으로 이주한 후 이중국적을 가졌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아흐메트쉰은 일반 남성과 다를 바 없는 군 복무를 위해 1986∼1988년 소련군에 있었던 것이라면서 병장으로 제대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러시아 정보 당국과는 어떠한 연계도 없다고 부인했다.
미국에서 아흐메트쉰은 러시아의 인권유린에 대한 미국의 '러시아 제재법'을 약화시키기 위한 로비를 주로 벌였으며,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와 함께 일한 것도 이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6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타격을 가할 정보를 건네받기로 하고, 베셀니츠카야 변호사를 만난 사실이 폭로돼 파문의 중심에 섰다.
이 만남과 관련해 공개된 이메일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러시아 정부 변호사인 것으로 알고 이 회동에 나간 정황이 뚜렷하지만, 지금은 양측 모두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장남의 만남에 대해 "(다른 사람들도 그런 상황이라면) 대부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그 만남에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언론이 일을 크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의 요청으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는 아흐메트쉰의 주장과 달리, 베셀니츠카야 변호사는 그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자신이 '제5의 인물'에 의해 그 자리에 안내됐다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아흐메트쉰을 모른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아흐메트쉰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했다.
페스코프는 앞서 크렘린궁이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shin@yna.co.kr,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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