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를 이기려 하지 말고 기계와 협력하라"

입력 2017-07-15 05:04  

기계를 이기려 하지 말고 기계와 협력하라"

미래 '자동화 시대'에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인간을 대체하는 자동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자동화가 블루칼라 노동자뿐 아니라, 수년간 고도의 훈련을 받고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의사 중 하나인 방사선 전문의들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엑스레이와 CT, MRI, 초음파 및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기)와 같은 의료 영상을 다루고 해석하는 이들은 환자의 치료를 개선하기도 했지만, 의료비용도 크게 상승시켰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샌드마켓츠는 현재 280억 달러의 의료 방사선 시장이 오는 2021년에는 360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분야는 의료계에서 AI의 직격탄에 가장 먼저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CNN은 "1980년대 말 방사선 전문의들은 CT 및 PET 스캔을 위해 20~50개의 이미지를 검토했지만, 지금은 1천 개의 이미지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데이터의 홍수에 직면한 의사들의 지루하고 오류율이 높은 작업을 AI는 훨씬 효율적으로 처리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디컬 이미지 벤처기업인 아터리는 심장 MRI를 판독하고 심실을 통과하는 혈류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간 의사가 보통 45분이 걸리는 작업을 15초 안에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I 분야의 전설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박사는 이제 의과대학에서 방사선 치료 분야를 교육하거나 훈련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AI는 아직 진단 보조기구로 작용할 뿐이며, 인간이 더 많은 수고를 들여서 정밀하게 판독해야 할 특정 이미지를 가려내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고 CNN은 강조했다.

아터리의 마케팅 담당 책임자도 "방사선 전문의들의 일을 덜어주고 이들이 단순 데이터 분석 작업보다는 환자나 다른 의사들과 소통하면서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매사추세츠 의과대학의 방사선 컴퓨팅 정보학과의 케이스 드라이어 부원장은 "우리가 예견할 수 있는 미래는 '인간 대 기계'의 싸움이 아니라 '인간+기계 대 기계가 없는 인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인간 플러스 기계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방사선학의 미래는 자동화에 관해 우려하는 모든 사람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면서 "기계를 이길 수 없다면 그것들과 협력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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