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기자 = 중국과 인도가 최근 히말리야 접경지대에서 첨예하게 대치하면서 양국의 통상 협상과 국제협력 등에 충격파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양국 분쟁은 특히 오는 9월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남아공 등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도 파장을 미쳐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을 추진하는 브릭스의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는 히말라야 접경인 도칼람 지역에서 3주째 일촉즉발의 대치상태를 이어가면서 주변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인도 정부가 중국산 사과와 배 등 일부 농산물의 수입을 계속 금지하기로 결정하고 중국 역시 인도산 쌀 등 일부 농산물 수입 결정을 미루기로 하는 등 통상 분야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최근 인도군에 대치지역에서 무조건 즉각적으로 철수해 가능한 조속히 사태를 해결하라고 주장하는 등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현재로선 조속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측통들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국의 갈등이 오는 9월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를 파행으로 몰고갈 수 있다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양국이 주요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브릭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유무역 수호를 외치는 '플랫폼'으로 내세우는 신흥경제 5개국 협의체다. 실제 시 주석은 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브릭스 정상들과 만나 "브릭스는 G20의 주요 회원국으로서 경제 세계화와 다자무역 체계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팡종잉 중국 해양대학교 교수는 "최근의 갈등은 양국의 뿌리깊은 불신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최근의 대치 국면이 악화되면 브릭스 정상회의에도 파장을 미쳐 브릭스가 추진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경제국가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협의체인 브릭스는 전체 회원국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약 40%에 이르고 지난 2009년 말부터는 전세계 경제성장의 약 50%를 차지하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비중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인도 중국연구소의 마노란잔 모한티 전 소장은 양국의 갈등이 브릭스 전체에 상당한 시련을 안겨줄 것이라며 이로 인해 다자간 협의가 좌초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세 등에 비추어볼 때 샤먼에서 열리는 브릭스정상회의는 브릭스가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첫 단추가 돼야 한다며 "브릭스 정상들이 이번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역사적인 명령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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