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더위 잊은 열정…평창 향해 달리는 빙속 선수들

입력 2017-07-15 12:17  

비·무더위 잊은 열정…평창 향해 달리는 빙속 선수들

화천 용화산 엿새째 훈련서 사이클 대신 뜀박질로 체력 다지기



(화천=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이 강원도 화천 용화산 길을 달리며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몸만들기에 나섰다.

화천 전지훈련 6일째인 15일 대표 선수들은 화천에 온 이후 매일 아침 하던 사이클 훈련 대신 오르막길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에 흠뻑 내린 비로 길이 젖어 자전거를 타기엔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거세게 쏟아지던 비는 간단히 한두 방울 떨어지는 수준으로 잦아들었고, 한껏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도 비로 잠시 식어 달리기엔 나쁘지 않은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화천 용암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용화산으로 향하는 길을 달리는 선수들은 시종일관 표정이 밝았다.

모태범(28), 차민규(24), 김태윤(23), 김철민(25), 박승희(25), 박지우(19) 등 남녀 장·단거리 선수들이 줄 맞춰 달리고 백철기 대표팀 감독과 보프 더용, 김민섭·이석규·최재봉 코치 등이 뒤에서 선수들을 밀어줬다.

백 감독은 땀 흘리는 선수들에게 생수를 끼얹어주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1시간가량 오르막길을 달린 선수들은 올라온 길을 가볍게 걸어 내려오며 오전 훈련을 마무리했다.

이번 화천 전지훈련은 지난 5월 초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대표 선수들이 장기간 실내에서 동일 훈련을 반복하는 데 따른 심리적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2주가량 오전에는 야외 사이클 훈련을, 오후에는 실내외 체력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훈련장소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선수들은 한결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한다.

김민선(18)은 "같은 장소에서 고강도 훈련을 계속하니까 더 지치게 되는데, 분위기와 환경이 바뀌니까 되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승희도 "분위기가 아주 좋다. 선수들이 서로 힘이 돼주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21일 화천 훈련을 마치는 대표팀은 이후 태릉에서 훈련을 이어가다 9월 초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나 본격적으로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전지훈련 후에는 이상화, 이승훈, 김보름 등 개인 훈련 중인 선수들과 함께 10월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대표 선발전을 치른다.

백철기 감독은 "2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낳기 위해 더위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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