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 4·3으로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진혼제가 15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봉행됐다.
진혼제는 제례, 혼비무용단의 진혼무, 주제사, 진혼사, 추도사, 추모 시 낭독, 헌화와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제례는 초헌관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 아헌관 이중흥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 종헌관 김필문 유족회 영남위원회 위원장이 집전했다.
이중흥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은 "억울한 누명과 각종 죄명을 뒤집어쓴 채 행방불명되신 임들의 원한을 어찌 풀어드리겠는가. 저희 후손들은 이제 흩어진 마음을 다잡고 철저한 진상규명은 물론 영령님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양윤경 4·3유족회장은 "비극의 4·3 역사 중에서도 어디론가 끌려가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고 불귀의 고혼이 되신 행방불명 희생자 사연은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반드시 이뤄내는 것이 후손들의 도리"라고 말했다.
이날 진혼제에는 이석문 제주교육감,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제주시을) 의원, 손유원 제주도의회 4·3특위 위원장, 이문교 4·3평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헌화와 분향하며 희생자 넋을 위로했다.
진혼제 말미에는 참석자들이 다 함께 일어나 손을 잡고 '잠들지 않는 남도'(안치환 작사·작곡)를 제창했다.
이 곡은 4·3을 소재로 한 노래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으로, 그간 각종 4·3 행사에서 불려왔다.
유족회는 최근 가수 안치환씨와 4·3 관련 행사에서 이 곡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4·3평화공원에는 4·3 당시 도내외 곳곳에서 유명을 달리해야 했던 행방불명인 3천891명의 개인 표석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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