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LNG 수요 증가 대비해 장기공급계약"
"새 에너지 정책 선진국과 유사…한정된 국토 등 특수성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전력수요 전망 초안이 크게 낮아졌지만, 신규 및 노후 석탄·원자력 발전소를 모두 폐기할 경우 2025년 이후 발전설비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받은 '새 정부 에너지 정책(안) 검토' 보고서는 "현 설비로 2024년까지 전력수급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2025년 이후에는 신규 발전설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공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 전력수요 전망 초안과 탈석탄·탈원전 정책 방향에 따라 28.6GW(기가와트) 상당의 발전설비가 폐지된다는 가정을 적용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5년 이후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 신규 발전설비량을 11.2GW로 전망했다. 이는 최대 전력수요를 초과해 보유한 발전설비율인 설비예비율 15%를 적용해 추산한 수치다. 1GW는 일반적인 원자력 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이다.
보고서는 탈석탄·탈원전 정책 방향에 따라 2031년까지 총 29기(28.5GW)의 발전설비가 모두 폐지될 것으로 가정했다.
보고서는 폐지가 확정된 노후 석탄화력 6기(3.6GW) 외에 아직 결정이 안 된 강원권 신규 석탄화력 4기(4.2GW),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8기(11.6GW),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 11기(9.2GW)를 폐지 대상에 넣었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발전기별 폐지 여부 등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발전설비계획은 연말 발표하는 8차 계획에 확정된다.
보고서는 탈석탄·탈원전에 따라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급과 관련, 한국가스공사가 2022년 예상 가스수요의 90% 이상을 확보하고 있고, 가스 수요가 증가할 경우 민간가스 직도입과 단기계약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단 "2025년 이후에는 가스발전 수요가 크게 증가할 상황에 대비해 추가적인 장기공급계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새 정부 정책에 따라 7차 계획의 2029년 수요 대비 2천378만t의 LNG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생산단가 상승 등 산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에너지 다소비산업을 벗어나 산업구조 전환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시각도 함께 존재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철강, 석유화학, 전기·전자 등 에너지 다소비형 제조업의 성장기여도가 높아 에너지비용 상승에 대한 산업계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점차 석탄과 원전 발전을 줄이고 가스와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연간 에너지전망'에서 2040년까지 원전 비중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신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 비중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도 원자력과 화력 비중이 2010년 각각 27%와 47%에서 2030년 22%와 32%로 낮아지고 태양광과 풍력은 6%에서 28%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에너지 자립도가 한국과 비슷한 일본은 2030년 최적 전원구성안으로 2010년 대비 원전 축소(29%→21%), 석탄 축소(32%→26%), 신재생 확대(10%→23%)를 추진하기로 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새 에너지정책 방향은 주요국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우리의 한정된 국토 면적(태양광·풍력발전 제약요인)과 높은 에너지수입 의존도(LNG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확대 규모는 입지 확보와 경제성, 인프라, 투자환경 조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단계적인 발전설비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보급량이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인 1.5%에 불과했고 과거 10년간 증가율도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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