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조작 '안철수 책임론'에 "모질 필요 있나…성찰 통해 재기하길"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 당권주자인 천정배 전 대표는 16일 "모든 정치생명을 걸고 당이 처한 위기를 이겨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천 전 대표는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할 방도를 마련하고 추진하겠다. 국민이 뿌려준 다당제의 씨앗, 합의제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는 기틀을 만들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천 전 대표는 8·27 전당대회와 관련, "대선 후 당이 어려워진 상황에 출마 결심을 굳혔다"면서 "아직은 좀 더 성찰의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조만간 결심을 공식으로 밝히고 비전과 견해를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야 할 목표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진보냐고 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에는 저처럼 '골수 DJ(김대중 전 대통령)' 세력과 중도보수 세력이 다 있다. 진보개혁을 아우르는, 진보개혁을 넘어서는 개혁정당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보조작' 사건으로 책임론이 제기된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서는 "대선에 낙선한 후보로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너무 모질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도 너무 가혹하지 않게, 넉넉히 봐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천 전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앞으로 깊은 성찰과 반성을 통해 정치적으로 재기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2월 국민의당 창당 당시 안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지낸 바 있다.
천 전 대표는 최근 제보조작 파문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통합·연대론이 제기되는데 대해서는 "박지원 전 대표의 말대로 캐스팅보트가 아니라 '리딩파티(선도정당)'가 돼야 한다. 관계설정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물론 바른정당과도 통합은 절대 없다. 국민의당은 다당제를 요구하는 시대적 요청에 의해 만들어졌다. 굳건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천 전 대표는 선거제도와 관련, "현 제도가 양당제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이를 넘어 상생·협치로 가려면 독일식 정당명부제, 이른바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은 아직 멀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라도 비례성을 높이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게 국민의당의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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