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금속탐지기 설치에 일부 무슬림 반발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 당국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총격전이 벌어진 예루살렘 성지 템플마운트 통행을 이틀 만에 재개했다.
16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오전 동예루살렘 올드시티(구시가지)에 있는 성지 템플마운트로 통하는 입구 2개를 다시 개방했다.
경찰은 이 입구에 금속탐지기를 새로 배치하고 보안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에 따라 템플마운트 내 알아크사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가려면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만 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 14일 이스라엘 시민권을 보유한 아랍계 남성 3명이 이곳에서 총격을 가해 경찰관 3명이 숨진 데 따른 조치이다.
그러나 알아크사 사원 관리 책임이 있는 와크프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금속탐지기 설치는 성지에 대한 현재의 지위 상태를 위반한 것"이라고 현지 일간 하레츠에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된 한 방문객에게 이곳을 찾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일부 무슬림은 금속탐지기 통과를 거부한 채 바깥에서 예배를 보기도 했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유대교가 최고의 성지로 여기는 '템플 마운트'는 아랍어로는 '하람 알샤리프'(신성한 안식처)로도 불리는 이슬람 3대 성지중 하나다. 매주 금요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사는 무슬림 수천 명이 이곳에서 합동 예배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7시께 성지 템플마운트 사자문 입구 근처에서 총기를 든 남성 3명이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한 뒤 알아크사 사원 방향으로 달아나다 추격하던 다른 경찰의 발포로 현장에서 모두 숨졌다.
이스라엘은 이 사건 직후 템플마운트 내 알아크사 사원의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 일대의 출입이 전면 차단되기는 2014년 이스라엘의 강경파 활동가가 이곳을 방문했다가 총상을 입은 사건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템플마운트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대표적 분쟁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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