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오픈시대 이후 최고령 윔블던 男단식 제패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가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160만 파운드·약 463억원)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페더러는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를 3-0(6-3 6-1 6-4)으로 완파했다.
2012년 이후 5년 만에 윔블던 왕좌에 다시 오른 페더러는 이 대회 남자단식에서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20만 파운드(약 32억4천만원)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연패를 달성한 페더러는 2009년과 2012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 피트 샘프러스(미국)와 윌리엄 렌셔(영국)가 갖고 있던 윔블던 남자단식 7회 우승 기록을 뛰어넘었다.
1981년생인 페더러는 만 35세 11개월로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윔블던 남자단식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종전 기록이었던 1975년 아서 애시(미국)의 31세 11개월을 무려 4년이나 늘려놨다.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서는 1972년 호주오픈 켄 로즈월(호주)이 37세 2개월에 우승한 것이 남자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이다.
페더러는 또 이번 대회 7경기를 하면서 상대에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페더러는 2007년 호주오픈에서도 무실세트 우승을 이뤄낸 바 있다.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도 이날 페더러가 19회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이 부문 2위는 15회 우승한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다.
1세트 게임스코어 2-2에서 칠리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잡은 페더러는 5-3으로 앞선 칠리치의 서브 게임에서 상대 더블 폴트로 1세트를 따냈다.
앞서 치른 6경기에서 서브 게임을 내준 것이 10번밖에 없었던 칠리치는 이날 1세트에서만 두 차례 자신의 서브 게임을 뺏기며 흔들렸다.
2세트에서는 페더러의 기세가 더욱 매서워졌다. 게임스코어 3-0으로 훌쩍 달아나자 칠리치는 잠시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다.
키 198㎝의 거구인 칠리치는 이때 커다란 타월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흘렸다.
왼쪽 발 통증을 호소한 칠리치는 경기가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한 마음도 함께 눈물로 쏟아내는 듯했다.
몸과 마음의 통증을 가라앉힌 칠리치는 다시 코트에 나왔으나 페더러는 말 그대로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2세트를 6-1로 마무리하며 칠리치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마지막 3세트에서 페더러는 게임스코어 3-3까지 팽팽히 맞서다가 칠리치의 포핸드 실책이 연달아 나오는 틈을 타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게임스코어 5-3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5-4에서 시작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에이스로 끝낸 페더러는 1시간 42분 만에 싱거운 결승전을 마무리하고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왕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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