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중앙대 산학협력단, 과학적 분석 연구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光化門)에 걸려 있던 현판의 바탕과 글자 색상은 무엇일까.
문화재청은 중앙대학교 산학협력단(대표 김원용)과 함께 오는 12월까지 광화문 현판의 색상을 알아내기 위해 과학적 분석 연구를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2010년 광화문 복원에 맞춰 흰색 바탕, 검은색 글씨로 제작됐던 광화문 현판은 지난해 2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이 발견되면서 색상 논란에 휘말렸다.
1893년 9월 이전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보유한 광화문 사진은 현판의 바탕색이 글자색보다 진해 검은색 바탕에 흰색이나 금색 글씨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기존의 광화문 현판에서 균열이 일어나 새로운 현판을 제작하고 있던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의 색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먼저 실제 현판보다 작은 실험용 현판으로 촬영 실험을 한다. 실험용 현판의 바탕색은 하얀색, 검은색, 옻칠, 코발트색(짙은 파란색) 등 4가지다. 글자색은 검은색, 코발트색, 흰색, 금색, 금박 등 5가지다. 다만 글자는 하나의 현판에 2∼3개의 색을 칠한다. 예컨대 '광' 자는 흰색, '화' 자와 '문' 자는 금색으로 칠하는 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실험용 현판은 ▲ 하얀색 바탕에 검은색·코발트색 글씨 ▲ 검은색 바탕에 흰색·금색·금박 글씨 ▲ 옻칠 바탕에 흰색·금색 글씨 ▲ 코발트색 바탕에 금색·금박 글씨 등 4개로 구성된다.
실험용 현판 촬영 실험이 끝나면 후보군을 줄여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실물 크기의 현판을 광화문에 달아 시간, 기상 상황 등 다양한 조건에서 사진을 찍게 된다. 사진 촬영은 유리건판 전용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를 모두 사용한다.
촬영 실험이 끝나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사진, 도쿄대의 1902년 유리건판 사진,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1916년 유리건판 사진 등과 비교해 가장 비슷한 색상을 선택하게 된다.
이후 고건축, 역사, 디지털, 단청, 서예, 사진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자문회의와 문화재위원회 회의를 거쳐 현판의 바탕색과 글자색을 최종적으로 정한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광화문 현판은 현재 틀 제작과 글자를 새기는 각자(刻字) 작업까지 완료된 상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올해 안에는 광화문 현판 색상 논란의 종지부를 찍으려고 한다"며 "내년이면 단청까지 마친 새로운 광화문 현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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