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중국은 검색 사이트 바이두,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아이치이 등을 거느린 IT(정보기술) 강국이지만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스피커는 의외로 인기가 시들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1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선 아마존 에코, 구글 홈 같은 AI 스피커에 열광하지만 중국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미국 AI 스피커 시장 규모가 1천400만 대에 달하지만 중국으로 수입되는 물량은 2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선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등이 앞다퉈 소비자의 생활 속으로 디지털 기반을 넓히려 경쟁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조용한 분위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트레이시 차이는 "중국어 대화를 이해하고 반응하는 기술이 아직은 성숙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일부 중국 제조사들이 만든 기기의 청각 인식 기술이 미흡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중국인의 생활이 집보다 외부에 치우쳐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젊은층을 포함해 많은 직장인이 직장에서나 출퇴근으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집에서 AI 스피커를 쓸 기회는 적다고 바이두의 딥러닝연구소 설립자인 카이 위는 분석했다.
그는 "음식 배달업이 인기를 끄는 점을 보면 사람들이 시간 부족에 시달린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중국에서 스마트 스피커가 인기를 끌지 아직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중국인들은 침실이나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 이동 중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를 찾아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점도 스마트 스피커엔 악재다.
아이치이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이용자 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동영상을 보는 비중이 70%에 달했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에서는 전망이 아주 어둡지는 않다. JD닷컴은 올해 연말까지 스마트 스피커 배송 물량이 1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2022년까지 중국 판매 물량이 2천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I 음성 서비스가 스피커로는 히트를 기록하지 않더라도 다른 가정용 기기에는 탑재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해 중국인 소비자가 전 세계 스마트 기반의 가정용 기기 중 65%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