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사 출신 70대가 고려대에 기증…'무정' 초판본 나온 지 99년
현대문학관 소장본과 달리 표지 장정 남아있어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고려대학교 도서관이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인 춘원 이광수(1892∼1950)의 '무정'(無情) 초판본을 17일 공개했다.
고려대에 따르면 이 학교 교육대학원 졸업생이자 국어교사 출신인 유덕웅(75)씨는 그동안 개인 소장하던 무정 초판본을 최근 학교 도서관에 기증했다.
춘원은 100년전인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매일신보에 126회에 걸쳐 '무정'을 연재했고, 이듬해 7월 18일 출판사 '신문관'이 초판본을 인쇄해 20일 발행했다.
무정 초판본은 이때 1천부가 발행됐지만, 현재까지 전해진 초판본은 한국현대문학관에서 소장하는 1부가 유일했다.
그러나 현대문학관 소장본은 표지 장정(裝幀)이 유실된 상태여서, 1920년 발행된 재판본을 통해 초판본의 겉모습이 추정돼왔다.
이번에 고려대 도서관이 공개한 초판본은 표지와 책등, 판권지 등 상태가 온전해 1918년 발행 당시 모습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1910년대 발행된 소설들은 화려한 그림으로 이뤄진 통속적인 표지가 대다수였는데, 무정 초판본은 표지에 그림 없이 단정한 글씨로 작가와 제목·발행사만 인쇄돼 이전 출판물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판권지에 찍힌 스탬프를 통해 이 초판본이 전주의 대화정 남문통(현재 전주시 전동)에 있는 '동문관'에서 판매된 서적임이 확인된다는 점 또한 유의미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덕웅씨는 한국 최초 문고본인 '청년문고'의 제1편인 '용비어천가'도 고려대 도서관에 기증했다.
학교는 "1915년 '신문사'가 발행한 청년문고 제1편 용비어천가는 지금까지 출판 사실만 전해질뿐 실물은 발견된 적 없었던 한국 최초의 문고본"이라면서 "한국 출판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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