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 '첫 로코'라는데 처음부터 잘하더라…키스신도 리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봉희는 제가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였어요. 어쩔 땐 거침없고 당당하다가도 어쩔 땐 한 발짝 물러나고, 착하기도 했다가 나쁘기도 했다가 다양한 면을 가진 캐릭터였으니까요."
최근 종영한 SBS TV 수목극 '수상한 파트너'에서 사랑스러운 새내기 변호사 은봉희를 연기했던 배우 남지현(22)을 18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났다. 극 중 밝았던 머리카락 색깔은 그새 어두운 갈색으로 바뀌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남지현은 "끝난 지 1주일 됐지만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당장 촬영장에 불려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며 "배우 간에 합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드라마가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끼리 분위기가 좋아서 서로 어떻게 뭉쳐도 재밌었던 것 같아요. 스토리 전개도 시원시원하게 빨랐고요. 이 드라마에는 로맨스도 있었고, 스릴러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디테일을 많이 설명하지 않고 과감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었는데도, 시청자들은 바로 잘 받아들여 주시더라고요. 감사했죠."
그는 봉희와 자신의 싱크로율에 대해 "상당히 비슷하지만 봉희가 저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당당하다"며 "밝은 에너지를 내뿜고, 또 역경을 긍정적으로 이겨내는 모습은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파트너 지창욱에 대해서는 8살이라는 나이 차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자랑했다.
"오빠가 로코(로맨틱코미디)가 처음인데, 처음부터 잘했어요. 오빠 자체가 워낙 유머러스한 사람이에요. 어려워하지를 않더라고요. 지욱 역할에 참 잘 어울렸어요. 키스신 때도 아무래도 오빠가 저를 잘 리드해줬고요. 특히 아들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려 했던 어머니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나서 지욱이가 안아줄 때는 저도 '심쿵' 했어요. 물론 '더러운데 예뻐'라는 대사를 두 번이나 들을 줄은 몰랐지만요."
'수상한 파트너'는 화제성에서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시청률에서는 MBC TV '군주'에 밀렸다.
남지현은 이에 대해 "그래도 시청률이 꾸준히 올랐고 두자릿 수를 찍은 적도 있었다"며 "동시간대 다 쟁쟁한 작품들이었는데 그 사이에서 계속 꾸준히 성적을 내서 뿌듯하다"고 답했다.
2004년 MBC TV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로 데뷔한 남지현은 영화 '화이'(2013), '터널'(2016), '고산자, 대동여지도'(2016)와 드라마 '선덕여왕'(2009), '자이언트'(2010), '무사 백동수'(2011), '엔젤아이즈'(2014), '가족끼리 왜 이래'(2014∼2015), '쇼핑왕 루이'(2016) 등에 출연했다. 20대 초반, 이제 막 아역 티를 벗고 성인 배우로 접어든 시기다.
그는 '수상한 파트너'를 선택했던 이유에 대해 "성숙한 스토리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다행히 그런 모습을 작가님이 잘 써주셨고 창욱 오빠도 많이 도와줬다. 제일 다행인 건 시청자들이 그런 제 모습을 잘 받아들여 주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고등학생 때부터 20세 초반까지 이 일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성장통'이었죠. 그 시기를 잘 이겨내고 나니 마음가짐이 바뀌었어요. '완벽함만 기하기보다는 내가 즐겁게 해야 시청자도 즐겁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죠. 물론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지는 계속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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