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 이전·반환 시기 불투명 개발 계획 차질 불가피
(동두천=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지난 11일 주한 미8군 사령부가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했음에도 미군 주력부대가 있는 동두천시와 의정부시는 미군기지 이전과 반환 시기가 불투명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19일 동두천시와 의정부시에 따르면 현재 경기북부에 미군이 주둔 중인 기지는 동두천 4곳, 의정부 3곳 등 모두 7곳이다.
동두천에는 캠프 케이시와 캠프 호비, 캠프 모빌(H-220 헬리포트), 캠프 캐슬 일부 등이다.
이 중 1천414만㎡ 규모로 동두천시 한복판 평지에 있어 활용가치가 가장 큰 캠프 케이시는 반환 시기가 당초 2016년에서 2020년으로 미뤄졌으나 지금으로써는 2020년 이후에도 상당 기간 미군이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마스 밴달 미8군 사령관이 지난 11일 사령부 개관식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군의 역량이 갖춰질 때까지 210포병여단을 동두천에 잔류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절반만 반환이 이뤄져 동양대 캠퍼스가 들어선 캠프 캐슬 잔여부지도 캠프 케이시와 함께 반환이 이뤄질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캠프 케이시와 규모가 비슷한 캠프 호비(1천405만㎡)도 내년 6월까지 미군이 빠져나가지만 언제 반환이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나마 21만㎡ 중 5만㎡ 연내 우선 반환 협상이 진행 중인 캠프 모빌 역시 개발까지 이어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산업단지를 개발해 미군 철수로 공동화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이 시의 목표지만 그러기 위해선 전체 부지 반환이 이뤄져야 한다.
미군은 현재 캠프 모빌을 무인기 활주로로 사용하고 있다. 미군은 강원 철원군에 대체 활주로를 조성해주면 캠프 모빌 전체 부지를 반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 이전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의정부시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나 현재 사용 중인 3개 미군기지의 이전과 반환 시기를 몰라 답답해하고 있다.
의정부에 주둔 중인 미군기지는 3개로 미2사단 사령부인 캠프 레드클라우드(63만㎡), 캠프 스탠리(245만㎡), 캠프 잭슨(8만㎡) 등이다.
캠프 스탠리와 잭슨은 늦어도 연말까지,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내년 6월까지 평택으로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전 시기만 알려졌을 뿐 언제 반환이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반환 뒤에도 협상을 거쳐 기지 환경오염 정화를 해야 해 실제 개발까지는 또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국방부나 미군 측은 지금까지 기지 이전 시기와 반환 시기를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시기를 알아야 그에 맞는 개발 계획을 세우는데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미군은 그동안 동두천 경제를 떠받친 가장 큰 기업이나 마찬가지였다"며 "기업이 문을 닫고 떠나는데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체개발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정부가 미군기지 이전과 반환 시기를 명확히 해야 하며 미군이 떠난 빈자리도 국가가 나서 개발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에는 전국 반환대상 주한미군 공여구역 54곳(179.5㎢) 중 96%인 34곳(172.5㎢)이 있다. 이 중 29곳(144.6㎢)이 경기북부에 있으며 의정부 3곳과 동두천 4곳 등 7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지는 반환이 이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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