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겉으론 채권단 제안 '수용', 속으론 '수정'(종합)

입력 2017-07-18 15:49  

금호산업, 겉으론 채권단 제안 '수용', 속으론 '수정'(종합)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금호산업 이사회가 18일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독점 사용 기간 12년 6개월 보장, 사용료율 0.5%, 해지 불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정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노리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제시한 조정안에서 독점 사용 기간 제안은 수용했지만, 사용료율 부분은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은 것이다.

금호산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호타이어 상표권 관련 수정안을 결의, 산업은행에 회신했다고 밝혔다.

금호 측은 이사회 종료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산업은행이 수정 제안한 12.5년의 상표권 사용을 받아들이기로 결의했다"고 채권단 제안을 모두 수용한 것처럼 설명했다.

그러나 사용료율을 0.5%로 못 박으면서 "상표권은 특정 기간 보상금을 받고 거래하는 대상이 아니므로, 기업회계 원칙과 거래 관행상 정해진 정상적인 방법으로 상표권 계약을 체결할 것을 결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채권단이 최근 조정안에서 내놓은 '차액 현금 보전' 제안을 겨냥한 것이다.

최근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금호산업이 각자 제시한 요율의 차이(3%)를 12년 6개월 동안 적용한 금액인 847억원을 보전해주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금호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료는 상표를 사용하는 기업이 내는 것이 마땅하고, 채권단이 이를 지불하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경제활동이 아니라는 상식적인 결정"이라며 "원칙적으로 정해진 기간 상표 사용자가 사용료를 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날 금호산업이 표면적으로는 채권단 조정안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사실상 더블스타에 기존 금호 조건을 받으라고 요구한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타이어 상표권 협상은 몇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당초 더블스타는 사용료율을 매출액의 0.2%, 사용 기간은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을 요구했다. 이에 박 회장 측은 사용 요율은 0.5%, 사용 기간은 20년 의무 사용으로 역제안했다.양측이 사용조건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양측의 차이인 0.3%만큼을 금호 측에 대신 내줘 0.5%를 받게 해주겠다고 조정안을 냈다.

채권단은 그 대신 사용 기간과 관련, 박 회장 요구안인 20년은 불합리하다며 더블스타 요구안에 양측의 의무 사용 기간 차이(15년)의 중간값을 더한 12년 6개월을 보전 기간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지난해 경영평가 등급을 'D 등급'으로 매겨 경영진 교체를 추진할 수 있다는 '압박 카드'도 함께 사용했다.

박 회장 측은 채권단 조정안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박 회장의 요구안을 일정 부분 받아들인 탓에 채권단 안을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고, 그동안 금호타이어 인수를 그룹 재건의 마지막 과제라고 천명한 이상 이를 덜컥 수용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 측이 채권단 조정안을 일부 수용하며 일정 부분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용료율 부분에서는 실리를 챙기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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