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종양내과학회, "외국 사례 및 최근 3년 주요 연구결과 총망라"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최근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전이성 전립선암에 대한 표준 치료지침이 만들어졌다. 의료진이 진료현장에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최선의 치료 방법을 객관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종양내과 전문의로 구성된 '치료지침 개발위원회'가 외국 사례 및 최근 3년간 발표된 주요 연구논문 등을 정리해 표준 치료지침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 있는 밤톨만 한 크기의 남성 생식기관으로 정액의 일부를 만들어내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이 부위에 발생하는 암이 바로 전립선암인데 식생활 서구화,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도 지난 15년간 전립선암 발생률이 2배 이상 증가했다. 2014년 기준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에 이어 남성에게 발병하기 쉬운 다섯 번째 암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학회 측에 따르면 전립선암 중 다른 신체 부위에 암을 옮기는 전이성 전립선암은 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발병하고, 각종 치료제 투여에 대한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전립선암이 다른 부위에 전이되면 심한 통증과 함께 골절·척수 압박에 의한 하지 마비 등 다른 질환까지 유발하게 된다는 게 학회 측 설명이다.
표준 치료지침 개발에 참여한 박인근 가천대 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전이성 전립선암은 치료 자체의 난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의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신약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지만, 이를 임상현장에서 잘 활용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됐다"고 배경을 소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호르몬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첫 치료는 혈중 남성 호르몬을 거세 수준까지 낮추는 '외과적 거세술'(양측 고환 절제술)과 '내과적 거세술'(약물 치료법)이 시행된다.
두 가지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는 현재로써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만약 병이 더 진행해 '거세 저항성 전이성 전립선암'의 상태에 이르게 되면 추가로 세포독성 항암제 치료가 이뤄지게 된다.
박 교수는 "세포독성 항암제 치료 약물은 종류가 다양하므로 의사가 환자의 몸 상태를 살핀 후 치료지침을 참고해 약물을 선택하면 부작용을 낮추고, 치료 효과를 훨씬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표준치료 지침에서는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에 다양한 진료과가 함께 환자 치료에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추천했다.
기존 진료 방식은 진단, 치료, 수술 등에 참여하는 의료진 간 의견 교환이 쉽지 않았는데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도입하면 여러 방면의 의사들이 동시에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어 환자의 만족도와 의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전이성 전립선암에 대한 최신 치료동향이 정리됐으므로 앞으로 근거 중심의 치료를 시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표준 치료지침은 대한내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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