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외박한 동거남에게 복수하려고 생후 6개월 된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3부(박태일 부장판사)는 19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0·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4일 오후 5시 47분께 충남 천안 주거지에서 전날 집을 나간 동거남 B씨가 외박을 하고 연락도 되지 않자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해 '아이를 죽이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메시지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데 화가 난 A씨는 B씨에게 복수하기 위해 때마침 잠을 자다 깨어나 우는 생후 6개월 된 자녀를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와 동거하던 중 지난해 9월 25일 아이를 출산했다. A씨는 동거남이 외박하면서 가정을 소홀히 하고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자주 다퉈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으나, 배심원 9명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일부 배심원은 징역 15년을 선고해야 한다는 양형 의견도 제시했으나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녀는 독립된 인격체이고 부모의 소유물이나 처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자녀를 보호·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 부모가 자신의 책임을 망각하고 오히려 자녀를 살해한 경우 막연한 동정심만으로 그 부모를 가볍게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어린 나이에 사실혼 배우자와 사이에서 피해자를 출산했고,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실혼 배우자의 불성실로 인한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피고인 자체도 자녀의 죽음으로 큰 정신적 고통을 받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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