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추가 문건' 역할 주목…검찰, 보수정권 사정 수사 본격화
반부패협의회 부활…국가청렴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 추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문재인 정부가 5년간 추진할 국정운영 계획의 첫 번째 과제로 국정농단 사태의 재조사 등을 포함하는 '적폐 청산'을 내세웠다. 정부는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을 기치로 강력한 부정부패 청산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검찰이 방산비리 등 과거 정권에 대한 사정 성격의 수사를 벌이는 등 반(反)부패·사정 드라이브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청와대 발견 문건 등이 맞물려 대대적인 '사정 열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9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세월호 참사와 촛불 혁명을 거치며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정의'를 제시했다.
국가 비전으로도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설정해 적폐청산 작업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국정기획위는 "정의는 국민의 분노와 불안을 극복하고 적폐청산과 민생 개혁의 요구를 담아내는 핵심 가치이자 최우선의 시대적 과제"라며 존 롤스의 '정의론'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를 배경으로 삼아 100대 국정과제의 첫 번째로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을 선정하고, 과제의 목표로도 '국정농단의 보충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첫머리에 올렸다.
국정기획위는 기본적으로 법무·검찰에는 기소된 사건의 공소 유지를 철저히 하도록 주문하고 국정농단에 대한 조사는 부처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태를 분석하고 진상을 규명하는 것으로 과제 수행의 얼개를 짰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의 추가 수사 등을 거쳐 대대적인 사정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검찰 안팎에는 국정농단 사건 재수사에 불을 붙일 소재가 쌓인 상황이다.
감사원이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통해 김종 전 2차관을 수사 의뢰했고, 이달 들어서는 2015∼2016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 부당행위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세청 관계자들을 고발 및 수사 의뢰했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에서는 전 정부 청와대에서 생산된 문건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검찰은 특검을 통해 민정수석실 자료를 건네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정무수석실 문건 역시 같은 경로로 넘겨받을 예정이다.
현재 공개된 문건 내용만 봐도 보수단체 불법 지원 의혹(화이트 리스트) 사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검찰 수사 개입·관여 의혹 등 추가 수사의 실마리가 될 만한 소재가 많다.
발견된 문건이 총 1천600건을 넘는 방대한 규모여서 검찰의 재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러한 흐름이 최근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업체 비리와 연결되면 폭발력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방산비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앞선 보수정권의 대표적 적폐로 지목했던 이른바 '사자방(4대강 비리, 자원외교 비리, 방산비리)' 가운데 하나다.
방산비리를 고리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사들이 유착된 권력형 비리까지 수사의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지만,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정기획위는 적폐청산에 이어 '2번 과제'로는 반부패 개혁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참여정부 때 운영됐던 반부패협의회를 올해 부활시키고, 내년에는 독립적인 반부패 총괄기구를 설치해 종합적인 반부패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반부패 총괄기구의 설치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반부패 기능과 조직을 분리해 '국가청렴위원회'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권익위를 반부패·청렴 중심 조직으로 재설계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아울러 국정기획위는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의 처벌 기준을 올해 안에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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