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수면 중 저호흡(hypopnea)과 무호흡(apnea)이 반복되는 수면호흡장애(SDB: Sleep-disordered breathing)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면호흡장애의 대표적인 형태가 심하게 코를 골면서 간헐적으로 호흡이 끊기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obstructive sleep apnea)이다.
미국 휘 튼(Wheaten) 대학의 미건 호건 박사는 수면호흡장애가 치매의 주범으로 알려진 뇌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 등이 18일 보도했다.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기획(ADNI: 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면호흡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높고 증가하는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호건 박사는 밝혔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516명(71~78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수면호흡장애 그룹이 수면호흡장애가 없는 대조군에 비해 3년 사이에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더 많이 늘고 증가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면호흡장애가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인 APOE-e4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수면호흡장애가 치매의 독립적 위험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호건 박사는 설명했다.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가 있는 798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수면무호흡증 그룹이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그룹에 비해 기본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가 높고 증가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호건 박사는 수면 중엔 뇌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청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면서 아마도 수면호흡장애가 이 과정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면 중 자주 깨면 베타 아밀로이드가 증가하고 이런 일이 몇 주 동안 계속되면 치매와 연관이 있는 또 다른 뇌세포 단백질인 타우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된 일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치매는 신경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응축을 일으키고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서로 엉켜 신경세포를 파괴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병학회의 키스 파고 연구실장은 치매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수면장애가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수면장애가 치매로 이어지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동물실험에서는 두 가지가 모두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알츠하이머병학회 2017 국제학술회의(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2017)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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