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난국에 왜"…한국당 대선이후 부산서 리더십 흔들

입력 2017-07-19 11:05  

"내가 이 난국에 왜"…한국당 대선이후 부산서 리더십 흔들

시당위원장 후임 20일째 못 정해…신고리 5·6호기 등 현안 대응 미흡 지적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이 대선 패배 이후 잃은 지도력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이헌승 부산시당위원장의 임기가 지난달 30일로 끝났지만 차기 위원장 인선이 보름 이상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당 부산시당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소속 의원 전체 모임을 열어 차기 시당위원장 인선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중앙당 당직자 인선이 진행 중이고 당 차원의 차기 시당 위원장 선출 지침을 기다려보자며 회의를 서둘러 끝냈지만 속내는 다른 데 있다.






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그동안 관행상 재선 의원이 맡았다.

재선 의원들의 상황이 다들 녹록지 않은 탓도 있지만 3선 이상의 의원들은 "내가 이 난국에 왜 나서느냐"며 위원장 맡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회 예결위 간사를 맡은 재선의 김도읍 의원은 업무 과중을 이유로 고사하고 있고 배덕광 의원은 엘시티 비리 사건과 관련해 구속 상태에 있다.

장제원 의원은 바른정당 입당과 탈당, 한국당 복당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여론이 좋지 않아 시당 위원장을 맡아도 과연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일고 있다.

이렇다 보니 초선이나, 3선 이상 의원, 원외지구당 위원장을 시당 위원장으로 내세워 보자는 대안론이 부상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시당 위원장의 공백 상태가 점점 장기화하는 가운데 부산의 현안인 신고리 5·6호기 건설 문제, 중·동·서·영도구 원도심 통합문제 등에 대해 남의 집 불구경 하듯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부산의 한 원로 정치인은 19일 "위기 상황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가 나와야 하는 데 모두 나 몰라라 하는 것 같다"며 "보수 성향의 정당이 부산에서 지금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의 한 고위간부는 "한국당이 부산에서는 그래도 가장 많은 국회의원 의석을 갖고 있어 중앙정부와의 사이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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