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혼자서 방사선 비파괴검사 업무를 하던 신입 직원이 방사선에 피폭되자 사고를 숨기려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감독 기관에 보고도 하지 않은 방사선투과검사 업체 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4단독 박상인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과 원자력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방사선투과검사 업체 평택출장소 소장 김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2015년 12월 3일 오후 1시께 경기도 안성시의 한 화학 공장 설비공사 현장에서 신입 직원 A씨가 방사선 비파괴검사를 하던 중 양손을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를 당했는데도, 그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감독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사실 보고도 일부러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원자력관계사업자는 방사선 피폭이 발생했을 때 안전조치를 취하고, 그 사실을 지체 없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소장 김씨는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기기 결함 여부를 수시로 점검해야 하지만, 이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케이블이 완전히 결합되지 않은 비파괴 검사기기에서 방사성 물질인 이리듐이 유출돼 A씨가 피폭됐다는 것이다.
또 A씨는 당시 2인 1조 작업과 방사선 측정장비 착용 등 기본적인 법과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작업 전에 안전 및 실무교육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폭 사실도 모른 채 3시간 30분 동안 작업을 지속하다가 연간 허용기준(0.5Sv)보다 60배가 넘는 방사선량(30.2Sv)에 피폭돼 피부 조직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판사는 "피해자가 현재 큰 무리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현재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피해를 한정할 수 없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며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이 초래한 결과가 중대하고 범행 후 사고를 은폐하려 한 정황도 불량하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은 발생 한 달 정도가 지난 후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제보가 들어오면서 알려졌다.
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