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밥값은 했네요."
이범호(36·KIA 타이거즈)가 홈런 타구를 떠올리며 씩 웃었다.
하지만 '밥값 수준'이 아니었다.
1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 모두 '이범호의 홈런'을 화두에 올렸다.
이범호는 전날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KIA가 1-2로 뒤진 9회초 1사 1루, 상대 마무리 김상수의 시속 142㎞짜리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렸다.
아웃 카운트 2개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나온 역전포로 KIA는 기사회생했고, 이후 동점을 허용했으나 연장 10회초에 터진 로저 버나디나의 결승 홈런으로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공이 이범호의 방망이에 맞아 나가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제대로 맞았다.
이범호는 "그 이닝에서 김상수가 던진 유일한 실투였다"고 상대를 예우하면서도 "정말 제대로 맞아서 나도 모르게 흥분했다. 맞는 순간에는 나도 놀랐다"고 웃었다.
장정석 넥센 감독에게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장 감독은 "김상수의 실투였다. 하지만 그 실투를 그렇게 친 이범호가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연장에 나온 버나디나의 홈런도 대단했다. 그래도 9회초 뒤진 상황에서 나온 이범호의 역전 홈런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범호는 "'내가 살아나가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최소한 병살은 피하자'는 생각으로 타격했는데, 정말 기분 좋은 홈런이 나왔다"고 뿌듯해했다.
이범호의 극적인 홈런으로 KIA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승리하며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그리고 19일 넥센전도 기분 좋게 준비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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