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오보에 UAE 개입" 美 언론 보도에 '힘내는' 카타르

입력 2017-07-19 20:02  

"해킹 오보에 UAE 개입" 美 언론 보도에 '힘내는' 카타르

손해배상 청구,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거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카타르 단교 사태를 촉발한 것으로 여겨지는 카타르 국영통신사 '해킹 오보 사건'에 아랍에미리트(UAE)가 개입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카타르가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

아흐메드 빈자심 알타니 카타르 경제부 장관은 18일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이번 아랍권의 봉쇄조치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

카타르 경제부는 이날 낸 성명에서 "카타르와 단교한 나라들의 봉쇄조치를 검토하기 위해 전문적인 법률팀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 이집트 등 아랍권 4개국은 지난달 5일 카타르와 단교하면서 카타르의 민항기와 선박, 화물차 등이 육상 국경과 영토, 영해를 지날 수 없도록 봉쇄했다.

칼리드 빈모하마드 알아티야 카타르 국방장관도 이날 이들 아랍권 4개국의 봉쇄와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알아티야 장관은 "카타르의 보유 외환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유지된다면 카타르는 주변 국가의 봉쇄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견딜 수 있다"면서도 "국경 봉쇄로 식품을 육로 대신 비행기로 비싸게 수입해야 하고, 카타르항공 등 여러 회사가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카타르가 공세로 전환한 데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변곡점이 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NBC는 16일과 18일 미국 정보 당국 소식통을 인용, 카타르 국영통신사 QNA의 해킹 오보 사건에 UAE 정부 고위인사가 개입됐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5월 23∼24일 QNA의 보도는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이 이란을 '이슬람 강대국'으로 부르고 무장 정파 하마스와 헤즈볼라, 무슬림형제단을 두둔했다는 내용이었다.

카타르 정부는 해킹으로 가짜뉴스가 송고됐다고 해명했지만 사우디 등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단교로 이어졌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사우디 측은 카타르와 단교하려고 허위 사실을 조작한 셈이 된다.

이런 '악재'에 사우디 측은 약간 물러나는 모양새다.

압달라 알무알리미 유엔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18일 이전의 단교 해제를 위한 13대 선결 조건보다 상당히 추상적인 '대테러 6대 원칙'을 카타르에 제시해 협상의 여지를 넓혔다.

그러면서 카타르 왕실 소유의 알자지라 방송을 폐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동이 싱크탱크 도하 인스트튜트의 마르완 카발란 연구원은 알자지라 방송에 "워싱턴포스트의 보도 이후 걸프 지역의 힘의 균형이 카타르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평가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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