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철수→中, 北 지원중단 및 정권 붕괴→흡수통일' 시나리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의 키를 쥔 중국이 움직이도록 주한미군을 철수하자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왔다.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그 대가로 중국은 대북 지원중단과 김정은 정권 붕괴를 이끌어 북한을 한국에 흡수 통일시키자는 구상이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토드 로즌블룸 선임연구원은 1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또 하나의 한국전쟁 없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려면 중국이 북한 정권 지원을 끊을 수 있도록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주한미군 철수론을 폈다.
그는 "지금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핵 위협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중국이 한반도 통일 상황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갖도록 하고, 미국은 통일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시키자"고 제안했다.
로즌블룸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주한미군 3만 명을 모두 철수시키고 군사기지를 폐쇄하며, 중국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대북 지원을 중단하고 나아가 김정은 정권의 종식을 도움으로써 '핵무기 없는 민주주의 통일 한국'을 만들자"라는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그는 그러나 통일 비용 조달과 통일 한국의 자주권을 맞바꾸자는 '황당한' 논리를 폈다.
로즌블룸 연구원은 "한국은 독일 통일 과정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고, 또 굶주리고 정보가 없는 2천500만 명의 북한 사람들을 현대적 세상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고심이 많다"고 지적한 뒤, 그 해결책으로 북한의 흡수통일 과정에 미·중이 공동으로 관여하고, 미·중 및 다른 나라들이 북한을 재건하는데 드는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대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통일 이후의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외세에 자주권을 내주는 것에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스스로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통일 한국은 해체와 비핵화, 제한된 권력 등의 조항에 동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즌블룸 연구원은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함께 그 위험성도 지적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가 궁극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낳을지 확실하지 않을뿐더러 통일 한국이 중국과 연합해 미국을 얕잡아 볼 수도 있다"며 "또한 이 시나리오가 가동된다면 정권 전복 위기에 처한 김정은이 선제공격할 수도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즌블룸 연구원은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북한 문제를 영원히 해결할 기회를 갖고 있다. 우리는 지난 25년간 오늘의 위험한 궤도를 끝낼 한 가지 방법만을 고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지라도 새로운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즌블룸 연구원은 1990년대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한 4자회담의 미국 측 대표단으로 활동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국토방어 및 안보 분야 차관보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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