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재협상 신속 협상 합의…내년 초까지 타결 목표"

입력 2017-07-20 05:35   수정 2017-07-20 11:21

"나프타 재협상 신속 협상 합의…내년 초까지 타결 목표"

익명 멕시코 관리들 "내년 멕시코 대선 정치쟁점화 우려 반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내년 초까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멕시코 관리들은 3국이 내년 7월에 치러질 멕시코의 대선에 앞서 나프타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격적인 일정에 의견을 모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세 나라가 3주간의 휴지 기간을 두고 7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3국이 몇 차례의 협상을 개최할지를 비롯해 협상 주기 등에 대해 완전히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멕시코 대선 운동이 본격화하기 전에 나프타 재협상 타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귀띔했다. 한 멕시코 관리는 "매우 공격적인 일정"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합의는 멕시코 대선에서 나프타가 정치 쟁점이 될 경우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멕시코 여권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멕시코 여권은 나프타 재협상이 대선 이슈로 활용되지 않도록 연말까지 타결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나프타 재협상 조기 타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때리기'에 편승해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사람으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민족주의 성향의 좌파 지도자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의 돌풍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오브라도르는 지난 대선에서 우파 후보에게 두 번 연속 석패한 정치인으로, 반 기득권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 행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처럼 소외 계층의 분노를 자극하며 인기를 얻고 있어 '멕시코의 트럼프'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미국도 국경을 맞댄 멕시코에서 좌파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중남미 좌파벨트 부활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데다 자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 멕시코 여권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멕시코 야권 일각에서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행정부가 대선을 의식해 재협상을 너무 서두르다가는 미국에만 유리한 결과를 안겨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3국 간의 첫 나프타 재협상은 90일간의 대국민·업계 회람 기간을 거쳐 오는 8월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후 2라운드 협상은 멕시코에서 열리는 등 3국을 돌아가며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나프타를 비롯해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 '재앙'이라고 표현하는 등 일방적인 '아전인수식' 주장을 펴왔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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