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오늘까지 북측 호응 기다릴 것"…21일 입장 내놓을듯
北노동신문 "대결 기도 드러내며 관계개선 운운 어불성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이영재 기자 = 정부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의 나흘째인 20일에도 북한이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음에 따라 국방부가 제안한 '21일 회담'은 사실상 성사되기 힘들게 됐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우리 정부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개최 제의와 관련해 현재까지 북측의 반응은 없다"면서 "우리 정부는 오늘까지 북측의 호응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리 제안에 대한 북한의 '침묵'이 계속될 경우 21일 중 입장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북한에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제의하며 회담 날짜를 21일로 제시했다. 회신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하루 전인 이날까지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이날 밤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호응한다고 하더라도 대표단 명단 교환과 회담장 준비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21일 회담 개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할 남북 적십자회담도 내달 1일 개최하자고 제의하며 판문점 남북 적십자 연락사무소로 회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서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리 회담 제의에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대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정세논설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도를 드러내면서 그 무슨 관계 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여론 기만행위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남조선 당국은 반민족적인 대결과 적대의 악폐를 청산하고 동족을 존중하며 통일의 동반자로서 함께 손잡고 나갈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그 전에도 비판적 논조를 유지하면서 대화에 응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회담 제의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협상을 하기 전에 유리한 입장에 서고 최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일환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의 답을 기다리는 데드라인(마감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에 데드라인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제의에 대해 추후 수정 제안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관측은 여전히 나온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제의한 군사회담에 대해 포괄적인 정치·군사회담을 역제안하는 방식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내놓을 반응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북측에 제의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적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북한의 반응에 따라 관계 부처와 협의해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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