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오찬' 이후 변화 기류 감지…박주선 "우리가 추경 주도하자"
반대도 여전…김동철 "공무원 증원 매달려 추경 방치하나" 與비판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공무원 증원'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여온 국민의당에서 20일 추경 협조로 선회해야 한다는 내부 기류가 감지돼 주목된다.
하지만 추경은 물론 예비비를 통한 공무원 증원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견이 만만찮아 당내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추경안이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우리가 주도하는 모습이 비치면 국민의당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추경 논의에 참여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전날까지만 해도 국민의당이 추경에 포함된 공무원 증원 관련 80억원은 물론 예비비 활용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던 것에 비하면 크게 진전된 언급으로 해석된다.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4당 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한 박 비대위원장은 "오찬에 다녀와서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의견을 전달했고, 우리가 주도하는 추경 결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부탁해 공감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이 오찬회동을 통해 추경 처리와 관련한 교감을 이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국민의당을 향해 '정부·여당 발목잡기'라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여당도 추경에서 80억원을 삭감하겠다며 한 발짝 물러선 만큼 예비비 활용에 대해서까지 반대 입장을 계속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여당에 협치만 요구할 게 아니라, 응할 것은 응해야 한다"며 "과유불급이다. 지나치게 우리 입장만 고수하는 것은 국정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추경을 통한 공무원 증원을 반대하는 것이 당의 일관된 입장이지만, 500억원 예비비는 이미 본예산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지나치게 오래 끌어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나아가 이 의장은 "협상과 합의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며 "여야가 늦지 않게 추경에도 합의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곧장 이견이 속출하며 어수선한 모습이 연출됐다.
특히 예비비를 활용한 공무원 증원 역시 재정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해온 김 원내대표는 "왜 세금으로 공무원을 증원하는 데 매달려 나머지 11조원 추경을 무작정 방치하고 있나"라며 추경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정부·여당에 돌렸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 이 의장의 공개발언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국민의당 간사인 황주홍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장이) 그런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면서도 "우리 입장은 예비비로 공무원을 증원했을 때 뒷감당이 되겠냐는 것이다. 두어 달 뒤 본예산이 요구될 텐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7월 임시국회 회기가 8월2일까지로 다소 시간이 남은 만큼 향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추경안 처리와 관련한 합의를 도출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여야간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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