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CCTV, 대기업 해외 M&A에 '자산이전' 지적…쑤닝 주가 급락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일부 대기업의 해외투자를 자산 이전이라고 비판하면서 편법적 해외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사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뉴스포털 신랑망(新浪網)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18일 국무원 산하 사회과학원의 인중리(尹中立)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대기업의 해외투자가 실거래가 아니라 사실상 자산 이전이라고 비판했다.
CCTV의 프로그램 사회자는 가전유통업체 쑤닝(蘇寧)그룹이 작년 이탈리아 축구 클럽 인터밀란 지분 70%를 인수한 것과 관련, 인 연구원에게 "이 유명 클럽이 5년간 총 2억7천590만 유로(3천576억 원) 손실을 봤다. 중국 기업이 무슨 목적으로 이를 인수하려고 하느냐"고 질문해 쑤닝의 투자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인 연구원은 "일부 기업이 이미 국내에서 많은 빚을 지고 있지만, 은행 대출을 받아 해외에서 흥청망청 쓰고 있다"며 "많은 해외 합병 거래가 현금 흐름을 창출할 기회가 적다고 생각하며 자금세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기업이 (수익을 위해) 자금을 투자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CTV 보도 여파로 쑤닝의 계열사 쑤닝코머스(蘇寧雲商)그룹의 주가가 전날 오전 선전(深천<土+川>) 증시에서 6.5% 급락하며 7주 만에 최저치인 10.22위안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SCMP는 중국에서 '자산 이전' 표현은 국부 손실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 당국 조사를 촉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의 해외투자 관련한 위험을 보고받는 등 중국 최고지도부는 대기업의 해외투자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옌펑청(嚴鵬程) 대변인은 18일 "당국은 위험 방지를 위해 부동산과 호텔, 영화, 엔터테인먼트, 축구클럽 관련 비이성적 해외투자 기조를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北京)이공대 후싱더우(胡星斗) 교수는 당국이 해외 자산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관영 매체가 해외 거래를 자산 이전이라고 분류한 것이 공격적 사법 조사 국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후 교수는 일부 관리의 후원으로 성장한 일부 대기업이 또 한차례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해외 투자는 작년 1천700억 달러(195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당국의 단속 여파로 작년 동기보다 45.8% 감소한 458억 달러로 줄었다.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