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부지대 얼음 1년새 6.3m, 7.2m 각각 녹아내려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세계의 지붕'을 이루는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톈산(天山)산맥의 빙하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50년 이내에 60% 이상 녹아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중국 과학자들의 전망이 나왔다.
20일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톈산빙하관측시험소 리중친(李忠勤) 소장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빙하가 급격히 녹고 있다"며 "지구 기온이 현재 추세로 상승한다면 톈산산맥 해발 3천800m의 제1빙하가 50년이 못 가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과학원 신장생태지리연구소 천시(陳曦) 소장은 톈산산맥에서 낮은 해발고도에 위치한 작은 빙하들이 기후변화에 더욱 취약하다고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펑파이는 "톈산산맥에 1만8천311개의 빙하가 있고 이 중 60%는 제1빙하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이들 소규모 빙하는 더 일찍 녹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쥔(馬軍) 공공환경연수센터 주임은 "빙하 융빙(融氷)은 기후를 악화시키는 인간활동과 결합된 지속적 기온 상승과 관련이 있다"면서 "톈산의 빙하는 하천 수원일 뿐만 아니라 일대를 관통하는 수자원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총 4만6천377개의 빙하가 있고 국가 얼음 보존량의 46.8%가 신장자치구에 있지만 지구온난화, 목초지, 채굴, 관광 등으로 인해 빙하 파괴가 가속화되며 일부 지역에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톈산빙하관측시험소 관측자료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1년간 톈산산맥 제1빙하의 동·서부지대 얼음이 각기 6.3m, 7.2m씩 녹아내렸다.
펑파이는 "제1빙하의 융빙은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빙하 변화상의 일부"라며 "과학적 관측 및 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 빙하 모니터링 서비스' 연구에서 톈산 제1빙하는 가장 중요한 빙하 목록에 올라있다"고 전했다.
제1빙하는 우루무치강의 발원지로서 인구 350만 명인 우루무치시의 중요 수원이다.
리 소장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인간활동을 엄격히 제한한다면 제1빙하가 향후 90년 정도 버틸 수 있다"며 "빙하로 날아가는 먼지를 줄이기 위해 국도 216호선을 보수하는 등 지방정부가 빙하 보호 조치를 많이 취했으나 앞으로 더 속도를 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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