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벗기고 머리 태우고' …교육청의 뒤늦은 대책

입력 2017-07-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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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벗기고 머리 태우고' …교육청의 뒤늦은 대책

광주·전남교육청 공동 학폭위 27일 개최…학교폭력 실태조사 유명무실 비판도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의 한 고등학생이 또래 친구들로부터 1년 동안 집단 괴롭힘을 당한 학교폭력에 대해 광주·전남교육청 공동으로 학교폭력위원회가 27일 열린다.

2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동창생을 강제추행하고 집단 폭행한 혐의로 고교생 3명이 경찰에 입건된 것과 관련 이날 교육청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전날 광주 광산경찰서는 공동폭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A(16·고1)군 등 3명을 조사 중이다.

A군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광주 광산구 일대의 모텔, 극장 공터 등에서 중학교 동창인 B군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B군의 옷을 벗겨 모텔 욕실에 한 시간 넘게 가두고 샤워시켜준다는 핑계로 찬물을 뿌려대고 나체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B군을 수시로 불러내 번화가 뒷골목 가로등에 손을 묶은 뒤 바지를 벗겨 만지거나 머리카락을 라이터로 태운 뒤 잘라버리기도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날 대책회의에서 이 사건의 단순 가담자를 포함해 중학교 동창 6명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전남지역 학교도 포함돼 있어 전남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오는 27일 오전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자치위원으로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소속학교 각각 3명, 단순 가담자 소속학교 각각 2명씩 배정했다.

광주시교육청은 피해 학생 B군에 대한 의료와 심리상담 지원 등 보호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근 광주시교육청이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허술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28일까지 실시한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931명(0.7%)으로 전년도 1천175명(0.8%)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학교급별 피해 응답자는 초등학교 622명(1.5%), 중학교 190명(0.4%), 고등학교 118명(0.2%) 등으로 나타났다.

시 교육청 조사에서 B군에 대한 피해내용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폭력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와 달리 고교생이 1년에 걸쳐 동창생으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한 사실이 경찰 수사로 드러나면서 실태조사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당시에 피해 학생이 또래 집단의 장난으로 생각했거나 왕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은 것 같다"며 "1년여에 걸쳐 이뤄진 폭력을 당시 학교에서 왜 파악을 못 했는지 등 전반적인 문제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j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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