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공장 직원 구슬땀…순창 야산서 풀 베던 50대 숨져
(전국종합=연합뉴스) 20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리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야외 유원지나 백사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인 반면 동굴 등 이색 피서지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다.
강원 경포해수욕장에는 연일 30도를 크게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자 일광욕을 즐기는 피서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맨발로 걷기 힘들 정도로 백사장 모래가 뜨겁고 바닷물도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아 피서객들은 기념사진만 찍고서는 재빨리 해변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이었다.
인천 을왕리·왕산 해수욕장에는 더위로 피서객 수가 100여명에 그치는 등 평소보다 크게 줄었다.
이들은 물놀이하기보다는 주로 파라솔 아래 머물거나 그늘이 있는 곳을 찾아 더위를 식혔다.
전주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도 한낮에는 한산했다.
관광객들은 에어컨을 가동하는 시원한 커피숍이나 음식점에 자리를 잡고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폭염이 극심하자 피서객들은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해수욕장 등 야외보다는 동굴 등 이색 피서지로 향하고 있다.
강원 정선군 화암동굴에는 하루 1천명이 넘는 피서객이 찾는다.
이곳 대표 콘텐츠인 야간공포체험 프로그램은 오는 29일부터 시작하나 한여름에도 동굴 안 기온이 10도 안팎을 유지하기에 벌써 피서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천연 냉장고'라고 하는 전북 진안군 풍혈냉천에도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풍혈(風穴)은 한여름에 에어컨 바람처럼 찬바람이 나오는 바위 구멍을, 냉천(冷泉)은 얼음물처럼 차가운 물이 솟아나는 샘을 말한다.
관광객들은 한여름에도 찬 바람이 솔솔 나오는 풍혈 돌 틈을 이용해 더위를 씻었다.
도심을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은 분수대나 수변 공간에서 더위를 식혔다.
경남 창원 기업사랑공원에는 오전부터 몰분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힌 주민으로 붐볐고, 아이스링크에도 피서객이 몰렸다.
지난 15일 개장한 대구 신천물놀이장에는 어린이 등 1천여명이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폭염 속에서도 산업 현장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광주 광산구 한 얼음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연일 밀려드는 얼음 주문량에 대응하느라 바깥보다 15도가량 낮은 실내 온도에도 구슬땀이 쏟아냈다.
영하 7∼8도로 48∼72시간 동안 생수를 얼려 하루 20t에 이르는 얼음을 생산하지만, 평소보다 2배가량 늘어난 여름철 수요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여름철 얼음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겨울부터 얼음을 창고에 비축해놨지만 이 달 중순께 이미 비축량 절반이 동났다.
전통시장도 더위를 피해가지 못했다.
광주 서구 풍암동 수산시장에서는 한 상인이 "여름철에는 생선보다 얼음이 더 귀하다. 얼음이 없으면 생선이 반나절 만에 상해버린다"며 얼음을 생선 위로 들이부었다.
이날 오전 전북 순창군 쌍치면 한 야산에서는 폭염주의보 속에 풀을 베던 김모(54)씨가 쓰러져 숨졌다.
경찰은 김씨가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폭염으로 전국에서 온열 질환자 414명이 발생했고 2명이 숨졌다.
(박영서 임채두 박정헌 박철홍 윤태현 한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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