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는 북한의 경제적 사정이 나을 리 없지만 북한은 핵·개발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쏟아붓는 돈은 얼마나 될까. 또 이 돈은 대체 어디서 나는 걸까.
AP통신은 20일 평양발 보도에서 북한 핵 프로그램에 최소 10억 달러(약 1조1천억원)에서 30억 달러(약 3조4천억원)가 소요된다는 한국 정부의 추산을 전했다.
이는 미국이 버지니아급 공격 핵잠수함과 새 항모 제럴드 포드 호(USS Gerald R. Ford)에 각각 25억 달러, 8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한 것에 비하면 적은 비용이긴 하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2011년 말부터 작년 7월까지 북한은 탄도미사일 31발을 발사했다. 그 비용은 총 9천700만 달러(약 1천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북한은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둔 스커드(300∼700㎞) 16발, 일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약 1300㎞) 6발, 미군 괌 기지까지 직접 타격하는 무수단(약 3500㎞) 6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3발을 쐈다.
1대당 가격은 각각 스커드 100만∼200만 달러, 무수단 300만∼600만 달러, SLBM 500만∼1천만 달러에 이른다는 셈법이다.
북한은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 주장하는 '화성-14'를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모두 11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총 국방비는 한해 1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혹은 분기 국내총생산(GDP·300억∼400억 달러)의 5분의 1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GDP 대비 국방비는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수입을 보면, 북한은 2015년 수출로 2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대부분 해외 파견 노동자나 불법무기 수출, 사이버 범죄 수익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티스 멜빈 미 존스홉킨스대 산하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이 추산이 맞다면 북한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규모"라며 "비싸긴 하지만 북한 엘리트들 사이의 분노를 잠재우고 흡수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멜빈 연구원은 "전반적인 경제사정에 비춰볼 때 돈이 많이 들더라도 북한 엘리트들은 핵 프로그램 없이는 불안을 느낄 것"이라며 "현재 징후들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재고까지는) 멀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AP통신 "핵심은 김정은 위원장의 주목적이 체제 유지라는 것"이라며 "북한이 재래식 무기 경쟁에서 경제적으로나 기술 면에서 앞선 주변국들을 따라잡을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핵이 확실히 비싸긴 하지만, 일단 한번 개발하면 다른 핵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수백만 명의 재래식 군대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적게 든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안정적인 핵무기를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이 지출 감소분을 국내 경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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