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했던 군사회담인데'…남북관계 복원, 시작부터 난관

입력 2017-07-20 18:51  

'北 원했던 군사회담인데'…남북관계 복원, 시작부터 난관

연락채널 복원도 일단 무산…정부 "일희일비 않고 北호응 계속 촉구"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백나리 기자 = 북한이 우리 정부의 군사당국회담 21일 개최 제의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남북관계 복원 계획이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북한에 군사당국회담을 오는 21일 열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이 20일 오후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21일 회담 개최는 일단 물건너 갔다.

문재인 정부의 화해 손짓에 전혀 호응하지 않는 모습이 반복된 것이다. 북한은 인도적 지원이나 사회·문화 교류를 위한 민간단체의 방북도 거부하는 등 박근혜 정부 시절 완전히 단절된 남북관계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려 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군사회담 제안은 정부가 북한을 움직이기 위해 던진 '회심의 카드'다.

군사회담 의제로 제시된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지'는 북한 입장에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대북 전단 등 이른바 '체제 존엄'을 지키는 데 해당하는 사항이어서 관심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군사회담을 먼저 제안한 배경에는 북한의 호응을 끌어낼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라는 생각도 깔렸었다.

북한이 군사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8월 1일 갖자고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에 나오길 기대하기는 더 어렵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더라도 의제를 확대한다든지 최소한 반응은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 제안을 통해 지난해 2월 이후 단절된 남북 간 연락 채널이라도 복구되기를 원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일임이 확인됐다. 우리가 회신 수단으로 요구했던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회담 제안 이후에도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






북한이 당장 기대대로 호응하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북한이 군사회담 제안을 거부한 것은 아니므로 계속 호응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베를린 구상'을 통해 제시한 '7월 27일을 기한 적대 행위 중단'을 실현하기 위해 내주 초께로 회담 일자를 다시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군사회담을 할 마음이 없었다면 아예 거부했을 것"이라며 "27일 전에 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당국자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회견에서 밝혔듯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끈기있게 우리의 진정성 있는 제안에 응할 것을 계속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북한이 걷어차기도 어렵고 받기도 어려워 관망하는 듯하다"면서 "북한도 군사회담의 필요성을 갖고 있으니 북한이 주도하는 형태로 수정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transi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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