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위험 있으면 추가 조치 필요"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미국에서 5년 만에 광우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쇠고기 검역을 대폭 강화하고 연일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오후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소비자단체, 생산자단체, 학계 등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미국의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일명 광우병) 발생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미국 농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BSE 감염 소는 가축시장 예찰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도축되지 않아 식품으로 공급되지는 않았다"며 "BSE가 발견된 앨라배마주(州)와 주변 4개 주에는 우리나라로 수출이 승인된 도축장이나 가공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실장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어제(19일)부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현물검사 비율을 3%에서 30%로 확대하고 국내 검역현장을 점검했다"며 "미국 측에는 역학조사 결과의 조속한 제출 등 BSE 정보를 추가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심의회에서 생산자단체는 국민의 건강과 청탁금지법 등으로 어려워진 국내 산업을 위해 검사비율의 추가 상향 및 수입중단 등 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추가적인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비율 상향, 현지 조사단 파견 등 추가적인 조치를 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학계 및 전문가 참석자들은 이번에 발생한 비정형 BSE가 2003년 미국에서 문제가 된 '정형 BSE'와 상황이 다른 점 등을 이유로 들어 현재로써는 수입중단 등의 조치는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회의에 따라 당장은 30%로 강화한 현물검사 비율을 유지하되, 미국 측의 역학 조사결과 등 BSE 발견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농무부는 18일(현지시간, 한국시간 19일 오전 5시) 미국 앨라배마주의 가축시장을 예찰하는 과정에서 11년 된 고령의 암소 1마리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일명 광우병)이 발견됐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이번에 발견된 비정형 BSE의 경우 8살 이상의 나이가 든 소에서 드물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 위험이 낮다고 본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사례를 포함해 미국에서 발생한 5건의 광우병 가운데 2003년 1건을 제외한 나머지 4건 모두 비정형 BSE였다.
반면 광우병의 또다른 유형인 정형 BSE는 소로 만든 육골분(肉骨粉)이 들어 있는 사료 등 오염된 사료를 섭취해 감염되는 소의 만성 신경성 질병으로, 2003년 국내에서 '광우병 파동'이 일었을 당시 미국에서 발견된 소 역시 정형 BSE에 감염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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