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WFP 지원급감에 상황악화…"어린이·노인 피해 클 것"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16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올해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을 겪게 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이날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2001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맞은 데다 최근 몇 년 새 대북 식량 지원이 급감하면서 올해 심각한 식량난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최근 몇 개월간 강수량 부족으로 전년 가을에 거둬들인 식량이 떨어지고 다음 수확 철이 오기 전 기간인 4∼9월을 버티게 해줄 쌀, 옥수수, 감자, 콩 등 주요 농작물이 말라죽었다.
특히 주요 곡창지대의 4∼6월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훨씬 밑돌면서 밀, 보리, 감자 등 이모작 작물의 작황이 나빴다고 FAO는 설명했다.
FAO는 가뭄으로 올해 이모작 작물 수확량은 지난해 45만t에서 올해 31만t으로 작년보다 30%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기다리던 비는 이달 들어 뒤늦게 찾아왔지만, 이미 파종 시기를 놓쳐버려 오는 10월과 11월 수확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가뭄으로 북한 전체 농작물 생산량의 3분의 2를 담당하는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평안북도 남포시 등의 피해가 특히 컸다.
올해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앞으로 몇 달간 식량 안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식량난으로 북한 곳곳의 주민들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FAO에 따르면 북한은 앞으로 최소 석 달간 식량난 해소를 위해 식량 수입을 필요로할 전망이다.
BBC는 식량난이 심각해지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어린이와 노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6년부터 1998년간 이어진 기근으로 당시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WFP)는 북한 인구의 3분의 1인 750만여명에게 식량을 지원했었다.
당시 북한의 1∼2세 영아들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다.
WFP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북한 주민 800만여명에게 식량을 지원했다.
그러나 올해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따른 대북제재가 강화된 데다 최근 WFP에 대한 지원이 급감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FAO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대북 식량지원도 급감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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