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 나를 찾는 108 참회 기도문 = 선묵혜자 스님. 마음이 번잡하고 화가 들어찰 때가 있다. 몸을 낮추는 큰절을 하다 보면 어느새 머리의 열은 온데간데없다.
서울 수락산 도안사 주지이자 군종교구장인 저자는 108배가 '하심'(下心)으로 마음을 비워내는 수행이라고 말한다. 몸을 숙이면 마음도 같이 내려가 저절로 참회가 되고, 참회가 되면 몸과 마음이 차분해진다. 마음이 차분해지면 내 허물이 선명하게 보인다.
책은 108배를 할 때 읊조릴 기도문과 그에 대한 해설을 담았다. 부처가 중생들에게 설(設)한 팔만사천 경전 중 새겨야 할 말씀을 가려 뽑았다.
마음서재. 213쪽. 1만5천원.
▲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 윌리엄 하트 지음. 세계적 명상 지도자인 인도계 미얀마인 사트야 나라얀 고엔카(1924∼2013)의 가르침을 담았다.
위빳사나는 '있는 그대로 보다'라는 의미로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수행법이다. 최근 방한한 '호모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위빳사나 명상을 통해 얻은 집중과 평정이 없었다면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극찬을 보냈다.
명상은 불교적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지만 독실한 힌두교 신자였던 고엔카는 개의치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한 종교에서 다른 종교로 바꾸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바꿔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고통을 행복으로, 불순함을 순수함으로, 속박을 자유로, 무지를 깨달음으로 바꾸는 것이다."(5쪽)
책을 우리말로 옮긴 담마코리아 번역위원회는 위빳사나가 인간이 겪는 고통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고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편적 가르침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김영사. 304쪽. 1만4천원.
▲ 티베트 마음수련법 로종 = 따렉 깝괸 지음. 티베트 불가의 고승인 따렉 깝괸 린포체(1955∼2012)가 쓴 마음수련 지침서.
티베트어 '로종'(lojong)은 수 세기 동안 티베트 불가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온 마음수련법이다. '모든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지 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람들이 크게 떠들어대기를 바라지 마라' 등 로종의 59개 수행법은 읽다 보면 내 모습은 어땠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저자는 자신을 '부당한 피해자'로 여기는 현대인들에게 로종 수행법을 제안한다. 이런 퇴행적 태도가 일어나는 것은 자신은 어떤 불편도 겪어서는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티베트 마음수련법은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은 고통의 근원이 외부가 아니라 내면에 있음을 이해하고, 나에 대한 집착의 습성을 쳐부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담앤북스. 이창엽 옮김. 312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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