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 소장 "터키군의 피로 한국의 자유를 지켰다"
(코니아<터키>=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중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를 초청해 감사하고 격려하는 행사가 열렸다.
주(駐)터키 대한민국대사관은 20일(현지시간) 밤 터키 코니아 소재 힐튼가든인호텔에서 코니아 지역 6·25 참전용사 초청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생존 참전용사 10여 명과 참전용사 유족, 메흐메트 외즐뤼 터키군 제3비행단장(소장), 셀림 파를라르 카라타이구청장이 초대됐다.
한국 측은 조윤수 주터키 한국대사와 김창엽 전 한국대사, 오연석 한국·터키친선협회 부회장, 코니아 한인 외에 수교 60주년 기념 문화·학술교류 행사 '아나돌루 오디세'(아나톨리아 오디세이)로 터키를 찾은 한국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터키군은 1950년부터 1953년 사이 4차에 걸쳐 2만2천6명을 6·25전쟁에 파병했다. 휴전 이전 조직돼 직후 도착한 4차 파병 인원을 제외하면 1만6천312명이다. 1∼4차 파병 인원 2만2천여 명 가운데 741명이 전사하고 163명이 실종됐다.
한국대사관은 이날 지역 생존 참전용사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터키 참전용사상(像)을 선물하고, 자손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6·25 전쟁사에서 연합군의 대참패로 기록된 '군우리 전투'(1950년 11월말) 참전용사인 무스타파 아르칸(88)옹이 참석해 당시를 회상했다.
아르칸 옹은 "1년 6개월 참전 기간 중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군우리 전투는 터키군 1차 파병부대가 부산으로 도착해 처음 투입된 전방 작전이다. 미군의 작전 잘못이 주원인이 돼 터키군은 군우리에서 약 일주일만에 200여 명을 잃었지만, 부대의 건재를 유지했다.
아르칸 옹은 "나이 어린 중공군들이 웃는 듯한 표정으로 몰려들었다"며 "우리는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도 자리를 지키고 용감하게 싸웠다"고 말했다.
메흐메트 외즐뤼 터키군 소장은 이날 행사에서 "6·25 전쟁에 참전한 터키군은 백병전에서 1명이 적 40명을 무찌를 정도로 용맹을 떨쳤다"면서 "터키군의 피로 한국의 자유를 지켰다"고 말했다.
오연석 한·터친선협회 부회장은 "터키 관련 협회 기금은 언제나 필요한 것보다 더 걷히곤 한다"면서 "참전 터키군이 보여준 물 같은 도움, 태양 같은 사랑을 이제 우리가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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