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학교비정규직 "급식종사자 인건비 삭감 도의원 심판"

입력 2017-07-21 15:22   수정 2017-07-21 15:44

경남학교비정규직 "급식종사자 인건비 삭감 도의원 심판"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급식종사자 인건비가 삭감된 도교육청 추가경정 예산안 통과에 찬성한 도의원들을 강하게 규탄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연대회의는 21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비정규직 체불임금 예산마저 삭감한 도의원을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하는 도의원들이 스스로 법과 질서를 무너뜨리며 노동자 체불임금마저 지급하지 말 것을 결정했다"며 "체불임금 예산 삭감에 찬성한 도의원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리적 해석을 거쳐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이니 지급하라'는 결정이 확정된 부분을 도의회가 반대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촛불혁명으로 대한민국이 조금씩 바뀌어 간다고 생각했으나 여전히 경남도의회는 국민과 비정규직은 안중에도 없는 적폐세력이 가득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고 비난했다.

황경순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장은 "급식비 중복 지급이라는 예산 삭감 이유가 급식현장에는 와 닿지 않는다"며 "급식현장에서 앉아서 밥 먹을 시간도 없는 급식종사자의 안전관리와 열사병에 노출된 작업환경을 챙겨주지는 못할망정 체불임금을 삭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견에 참석한 한 조리실무사는 "옷만 입고 있어도 더운데 급식현장에서는 두꺼운 물앞치마와 장화 등을 착용하고 무더위와 싸워야 하는 데다 화상은 물론, 칼 등에 베이는 사고도 잦다"며 급식현장 실상을 전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의 인건비 삭감으로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다"고 울먹였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노조원들은 급식종사자들이 화상을 당하거나 손가락이 잘리는 등의 사고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제시해 열악한 급식환경을 알리기도 했다.

연대회의는 오는 25일 통영을 시작으로 추경예산 삭감에 찬성한 도의원들의 지역구에서 소속 지회별 집회와 도의원 면담을 진행해 추경예산 삭감에 대해 항의할 방침이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20일 제34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영양사·조리사·조리실무사 등 급식종사자 미지급 인건비 12억7천800만원을 삭감한 2017년도 도교육청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급식종사자들이 급식을 먹으면서 식비를 내지 않는데도 인건비 명목으로 한 달 8만원의 급식비를 지급하는 것은 중복 지급이라는 이유로 삭감했다.

그러자 연대회의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급식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을 받았는데도 도의회가 무참히 예산을 삭감했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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