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터무니없이 낮은 환적화물의 부두 간 운송비, 컨테이너 청소와 위험물 스티커 제거 트레일러 기사에 떠넘기기 등 선사들의 횡포에 대해 부산항만공사가 공식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항만공사는 21일 부산항에 기항하는 31개 선사의 부산사무소 대표 및 운송팀장과 간담회를 열고 환적화물 운송업체들의 요구를 전달하고 운송요율 인상에 협조를 요청했다.
부산항의 한 부두에서 내린 환적화물을 트레일러에 실어 다른 부두로 옮기는 소규모 운송사들은 현행 운송료가 택시요금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아 경영난을 겪고 기사들이 저임금 때문에 떠나고 있다며 적정 수준으로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운송사들은 이달 말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달에는 집단으로 운송을 거부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항만공사는 선사들이 외국에서 들여온 빈 컨테이너의 검사를 강화해 트레일러 기사들에게 청소를 떠넘기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위험물을 담은 컨테이너 외부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하는 작업도 트레일러 기사에 맡기지 말고 선사가 해결하라고 당부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청소와 스티커 제거 작업을 기사들이 떠안는 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고 말했다.
항만공사는 또 대다수 선사가 오후 5시 30분까지로 정한 빈 컨테이너 반납 시간도 연장하라고 선사들에게 요구했다.
반납시간을 놓친 기사들은 부두 부근 민간보관소에 맡겨놓고 다른 기사에게 대리반납을 시키느라 한 번에 4만~5만원씩을 부담하고 있고 마감 시간을 맞추려고 과속을 하는 요인이 되고 있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선사 관계자들은 환적화물 운송료 인상 문제는 본사가 결정할 사항이어서 보고하고 논의하겠으며 트레일러 상·하차 시간 단축을 위한 터미널의 운영 효율화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컨테이너 청소 문제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항만공사는 전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트레일러 기사들이 부당하게 떠안고 있는 컨테이너 청소 등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속해서 선사들과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lyh950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