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충돌로 또 22명 부상…금속탐지기 설치로 갈등 최고조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이 무슬림들의 금요 합동 예배를 앞두고 예루살렘 성지의 출입을 제한하면서 이 일대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1일 이스라엘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오전 동예루살렘 올드시티(구시가지)에 있는 템플마운트 주변의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출입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무슬림 남성의 경우 50세 미만은 템플마운트 출입이 금지된다고 전했다. 또 예루살렘 곳곳에는 임시 검문소가 추가로 설치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과 예루살렘 사이의 이스라엘 검문소에서는 50세 미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이동이 통제되고 있다.
이스라엘 의회의 한 아랍계 의원은 "나와 아랍계 시민이 예루살렘 외곽에서 경찰의 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템플마운트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감은 이슬람 성직자들이 이날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면서 한층 고조됐다.
예루살렘 무프티(이슬람 성직자)와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날 예루살렘 주변의 모스크 문을 닫고 팔레스타인인들이 금요예배 시간을 앞두고 템플마운트로 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평상시 템플마운트 내 알아크사 모스크에서는 매주 금요일 수만명의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합동 예배를 진행해 왔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인원이 템플마운트 주변에서 항의 시위에 나설 것을 대비해 특수부대원 수천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전날에도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간 새로운 충돌이 일어나 최소 22명이 부상했다.
이-팔 양측간 갈등은 이스라엘 당국이 지난주 템플마운트로 향하는 출입문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면서 촉발됐다. 팔레스타인인들 중 다수는 금속탐지기 통과를 거부하고 템플마운트 바깥에서 예배를 봐 왔다.
금속탐지기 설치는 지난 14일 이스라엘 시민권을 보유한 아랍계 남성 3명이 이곳에서 총격을 가해 이스라엘 경찰관 3명이 숨진 데 따른 조치이다.
그러나 알아크사 사원 관리 책임이 있는 와크프재단과 팔레스타인은 이러한 조치가 "성지에 대한 현재의 지위 상태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금속 탐지기 철거 여부를 검토했으나 이 기기들을 계속 두기로 결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템플 마운트의 현 상황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경찰에 성지로의 자유로운 접근을 확보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유대교가 최고의 성지로 여기는 '템플 마운트'는 아랍어로는 '하람 알샤리프'(신성한 안식처)로도 불리는 이슬람 3대 성지중 하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2015년 알아크사 사원 주변에 CCTV를 설치하는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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