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 제주 지하수 증산안 도의회 상임위 수정가결
1일 150t→130t 수정…25일 제주도의회 본회의 의결 남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한진그룹 계열 한국공항의 제주 지하수 취수량 증산 내용이 담긴 '한국공항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 동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1일 제353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동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상임위는 애초 한국공항이 제시한 1일 150t까지 증산할 수 있도록 한 요청을 1일 130t으로 20t 줄였다.
이날 심사 과정에서 의원들은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에 대해 다소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도 지하수 관리체계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김경학 의원은 "이익창출을 위해 투자하고 고용을 늘리는 등 기업활동은 보장해줘야 한다. 그러나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를 통한 매출액이 지난 2003년(62억원)에서 2016년(172억원)까지 3배 가까이 뛰었지만 도에서 징수하는 원수대금 및 수질개선부담금은 2003년 3억원인데 작년 기준 2억6천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며 대한항공의 이익 환원 문제 등 도민들이 반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정식 의원은 "제주도와 대한항공은 상생해야 한다. 1일 취수량 50t을 증산했을 경우 생수공장에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논리로 접근할 수 있고 이외에도 (대한항공으로부터) 상당한 협조를 얻었고 앞으로 얻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집행부는 도민으로 하여금 (지하수 증산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창남 의원은 "제주도 내에 많은 사업자가 쓰는 지하수량이 엄청나다. 하루에 100t 이상 취수하는 곳이 64곳, 200∼500t 43곳, 500t 이상 8곳, 1천t 이상 1곳이다. 과연 이 취수량이 적절한 것인가. 뽑아 쓰기 쉽고 물값이 싸다고 해서 무한정으로 쓰는 데가 많다"며 이번 기회에 지하수와 관련한 관리체계를 새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버려지는 물이 상당히 많다. 도는 용천수에 대한 보전 대책 세우고 빗물을 이용한 저장시설도 지원하고 있지만 근본 대책은 아니다. 허가량을 유지 또는 줄일 것인지 고민하고 있고 지하수 대금 현실화 등 많은 부분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은 제주란 이름의 생수를 통해 제주라는 브랜드를 외국에 긍정적으로 알리는 파급효과 있다"며 "이번에 지하수 50t 증산은 늘어난 외국 항공기 숫자에 맞게 물이 필요하고 삼다수와의 경쟁보다는 제주를 홍보할 수 있는 가치도 있기 때문에 주안점을 두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종도 한국공항 상무는 "삼다수가 먹는 샘물을 팔고 있는데 저희가 같이 시장에 판매하고 있어서 도민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판매량이 10년간 3배 늘었더라도 그중 97％는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사에서 제주의 물을 비싸게 사서 대한항공 승객과 호텔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오해가 풀어지면 부정적인 정서도 누그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동의안은 오는 25일 도의회 제35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전망이다.
한국공항은 지난 3월 31일 증가하는 항공승객 수요 충족을 위해 현재 월 3천t(1일 100t)인 지하수 취수량을 월 4천500t(1일 150t)으로 늘려달라는 내용의 증량 신청을 했다.
도 지하수관리위원회는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증량 요구에 대해 '필요한 물량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등의 이유를 달아 두 차례 심사를 유보했으나, 지난달 30일 세 번째 열린 심사에서 격론 끝에 원안 가결했다.
그동안 시민단체는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량에 반대하며, 지하수 증산시도를 항구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법리검토와 제도개선에 나설 것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요구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지난 1993년 제주도개발특별법에 따라 1일 200t의 지하수 취수를 허가했으며, 1996년 1일 100t으로 감량해 현재까지 취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지하수관리위는 지난해 5월 월 6천t(1일 200t)으로 늘려달라는 한국공항의 증량 신청을 심의해 부결 처리한 바 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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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50t→130t 수정…25일 제주도의회 본회의 의결 남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한진그룹 계열 한국공항의 제주 지하수 취수량 증산 내용이 담긴 '한국공항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 동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1일 제353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동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상임위는 애초 한국공항이 제시한 1일 150t까지 증산할 수 있도록 한 요청을 1일 130t으로 20t 줄였다.
이날 심사 과정에서 의원들은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에 대해 다소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도 지하수 관리체계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김경학 의원은 "이익창출을 위해 투자하고 고용을 늘리는 등 기업활동은 보장해줘야 한다. 그러나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를 통한 매출액이 지난 2003년(62억원)에서 2016년(172억원)까지 3배 가까이 뛰었지만 도에서 징수하는 원수대금 및 수질개선부담금은 2003년 3억원인데 작년 기준 2억6천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며 대한항공의 이익 환원 문제 등 도민들이 반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정식 의원은 "제주도와 대한항공은 상생해야 한다. 1일 취수량 50t을 증산했을 경우 생수공장에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논리로 접근할 수 있고 이외에도 (대한항공으로부터) 상당한 협조를 얻었고 앞으로 얻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집행부는 도민으로 하여금 (지하수 증산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창남 의원은 "제주도 내에 많은 사업자가 쓰는 지하수량이 엄청나다. 하루에 100t 이상 취수하는 곳이 64곳, 200∼500t 43곳, 500t 이상 8곳, 1천t 이상 1곳이다. 과연 이 취수량이 적절한 것인가. 뽑아 쓰기 쉽고 물값이 싸다고 해서 무한정으로 쓰는 데가 많다"며 이번 기회에 지하수와 관련한 관리체계를 새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버려지는 물이 상당히 많다. 도는 용천수에 대한 보전 대책 세우고 빗물을 이용한 저장시설도 지원하고 있지만 근본 대책은 아니다. 허가량을 유지 또는 줄일 것인지 고민하고 있고 지하수 대금 현실화 등 많은 부분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은 제주란 이름의 생수를 통해 제주라는 브랜드를 외국에 긍정적으로 알리는 파급효과 있다"며 "이번에 지하수 50t 증산은 늘어난 외국 항공기 숫자에 맞게 물이 필요하고 삼다수와의 경쟁보다는 제주를 홍보할 수 있는 가치도 있기 때문에 주안점을 두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종도 한국공항 상무는 "삼다수가 먹는 샘물을 팔고 있는데 저희가 같이 시장에 판매하고 있어서 도민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판매량이 10년간 3배 늘었더라도 그중 97％는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사에서 제주의 물을 비싸게 사서 대한항공 승객과 호텔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오해가 풀어지면 부정적인 정서도 누그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동의안은 오는 25일 도의회 제35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전망이다.
한국공항은 지난 3월 31일 증가하는 항공승객 수요 충족을 위해 현재 월 3천t(1일 100t)인 지하수 취수량을 월 4천500t(1일 150t)으로 늘려달라는 내용의 증량 신청을 했다.
도 지하수관리위원회는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증량 요구에 대해 '필요한 물량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등의 이유를 달아 두 차례 심사를 유보했으나, 지난달 30일 세 번째 열린 심사에서 격론 끝에 원안 가결했다.
그동안 시민단체는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량에 반대하며, 지하수 증산시도를 항구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법리검토와 제도개선에 나설 것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요구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지난 1993년 제주도개발특별법에 따라 1일 200t의 지하수 취수를 허가했으며, 1996년 1일 100t으로 감량해 현재까지 취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지하수관리위는 지난해 5월 월 6천t(1일 200t)으로 늘려달라는 한국공항의 증량 신청을 심의해 부결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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