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인 상원 정보위에 비공개로 출석해 증언했다. 수전 라이스 전 보좌관은 이날 자발적으로 정보위에 출석했으며, 미국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조사하는 위원회에 감사를 표시했다고 그의 대변인이 CNN방송에 전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지난 대선 기간 정보기관이 외국인에 대한 도청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입수한 트럼프 인수위와 대선 캠프 관계자들의 이름을 정보보고서에서 삭제하지 말고 노출할 것을 지시했다.
부차적으로 수집된 미국인의 이름을 정보보고서에 노출하는 것은 국가안보와 관련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되는 일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인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캠프와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상·하원 정보위 위원과 전문위원들이 해당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오바마 행정부가 특이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 측이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트럼프 타워 도청 지시' 의혹을 제기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역풍이 불어닥치자 국면 전환을 위해서 사찰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리처드 버(공화·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정보위원장도 최근 CNN방송 인터뷰에서 '민간인 명단 고의 노출' 문제에 대해서는 "누데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제기한 것"이라며 별다른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다.
상원 정보위는 금주에 데니스 맥노더 전 백악관 비서실장,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이어 라이스 전 보좌관까지 오바마 정부 3인을 불러 사찰 의혹 조사를 마무리했다.
상원 정보위는 오는 2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를 불러 증언을 들을 예정이다.
쿠슈너 고문은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약점을 제보받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러시아인 여성 변호사를 만난 것으로 최근에 드러나, 러시아 스캔들의 중심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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