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주권 존중해야 대화 가능" 강공
(테헤란·서울=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김수진 기자 = 카타르 군주(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가 21일(현지시간)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주변 아랍국가의 외교 고립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단교 위기를 해결하려는 모든 대화는 카타르의 주권을 존중하는 전제 위에서 가능하다는 원칙에 방점을 뒀다.
셰이크 타밈은 "카타르의 자주권이 보장되는 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그 어떤 협상도 강권하는 형태여서는 안되며, 모든 당사자가 참여하는 상호 약속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고 연설했다.
셰이크 타밈 군주가 단교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이 카타르의 테러단체 재정 지원 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단교를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그는 이어 "카타르는 오랫동안 계획된 도덕적 시험대에 올랐고 이 시험을 통과했다"면서 "우리가 자신을 존중했기에 우리의 원칙과 전통을 굳게 지킬 수 있었다"고 치하했다.
또 "전례없는 중상모략 속에서도 카타르인의 높은 사기가 꺾이지 않는다는 데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며 "계속 이렇게 버텨달라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4개국이 단교를 선언한 명분인 테러리즘 지원에 대해선 "카타르는 테러리즘과 타협하지 않고 가차 없이 싸우고 있으며, 국제 사회는 이것을 알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셰이크 타밈은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을 폐쇄하라는 4개국의 요구와 관련, "카타르의 정책 방향을 훼손하는 일이며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씌우려는 시도"라면서 일축했다.
아울러 지난달 5일 단교 선언 직후 신속히 자국군을 파병한 터키 정부에 감사의 뜻도 전했다. 4개국은 터키와 카타르의 군사 협력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카타르 군주의 강경한 태도는 미국, 유럽 등에서 자국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고, 이들 4개국이 단교의 구실을 만들기 위해 해킹 수법을 동원해 '가짜 뉴스'를 생산한 것으로 드러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타르는 20일 이번 단교 사태를 촉발한 실질적 계기로 해석되는 카타르 국영통신 QNA의 '해킹 오보' 사건의 배후로 아랍에미리트(UAE)를 지목했다.
카타르 내무부는 수사결과 QNA를 해킹하는 데 사용된 인터넷주소(IP)가 UAE였다고 발표했다.
4개국은 지난달 22일 카타르에 이란·터키와 우호 관계 중단, 알자지라 방송 폐쇄 등 단교 해제를 위한 13개 선결조건을 요구했으나 카타르는 모두 거절했다.
이후 이달 18일 이보다 추상적이고 원칙적인 수준의 '대테러 6대 원칙'을 카타르에 제시했다.
카타르에서는 셰이크 타밈에 충성을 맹세하고 국가적 단합을 호소하는 '타밈 알마즈드'(타밈 군주는 영광이시라) 열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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