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ICBM 기준사거리 언급…전문가 "위협 극대화 의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시험발사 성공을 자축해온 북한이 관영 매체에 자신들이 주장하는 ICBM의 개념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위력한 핵 공격 수단 대륙간탄도로켓'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륙간탄도로켓은 한마디로 말하여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정해진 비행궤도, 즉 탄도를 따라 비행하는 로켓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문은 "일반적으로는 핵탄두를 장착하고 6천400㎞ 이상의 사거리를 탄도를 그리며 비행하여 목표물에 도달하는 지상대지상 장거리 전략 탄도로켓의 일종"이라면서 ICBM의 기준 사거리를 '6천400㎞'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우리 군은 사거리 5천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ICBM으로 분류하고 있다. 북한이 6천400㎞를 기준으로 거론한 것은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만한 사거리라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6천400㎞를 언급한 것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알래스카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첫 목표로 잡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동신문은 스스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고 규정한 '화성-12형'의 최근 시험발사 성공을 이 기사에서 함께 언급하기도 했다.
신문은 화성-12형이 "미 태평양군사령부가 둥지를 틀고 있는 하와이와 미국 알래스카를 사정권 안에 확고히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달 4일 발사한 화성-14형에 대해 "미국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주체조선의 핵 공격 능력을 온 세상에 힘있게 과시하였다"고 자찬했다.
김 교수는 "화성-12형도 미국이나 한국의 분류 기준에서 ICBM급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이것 이상으로 '진짜 ICBM'인 화성-14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며 "미사일 능력과 위협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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