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청문회…국민 설득 실패하면 심각한 타격 예상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25일 국회에 출석해 자신을 둘러싼 가케(加計)학원 스캔들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선다.
지지율이 최악을 치닫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 출석 요구에 뒤늦게 응한 아베 총리는 직접 논란에 대해 설명해 등을 돌린 지지층을 돌려세우겠다는 각오지만,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하면 정권의 존립과도 관계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아베 총리는 24일 중의원, 25일 참의원에서 각각 열리는 예산심의위원회에 참석한다.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의혹을 폭로한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도 참석하며 이즈미 히로토(和泉洋人) 총리 보좌관도 증인으로 소환된다.
가케학원 스캔들은 아베 총리가 친구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이 재단 산하 오카야마(岡山) 이과대가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일본 정부는 수의사의 과잉 우려에 지난 52년간 수의학과 신설을 허용하지 않았었지만, 가케학원의 신청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
야권은 당초 가케학원의 가케 고타로 이사장과 가케학원이 운영하는 보육시설의 명예원장인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에 대해서도 증인으로 소환할 것을 요구했지만, 여권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사실상 아베 총리에 대한 청문회가 될 이번 국회 심의의 쟁점은 ▲ 아베 총리의 의향으로 이즈미 보좌관이 문부성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 가케학원으로 정해놓고 수의학부 신설을 추진했는지 여부에 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의 해명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그동안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과 야권, 야권의 지지자들에게 오만한 태도를 보여온 아베 총리가 설명 과정에서 국민 앞에 '정중함'을 보일지에 따라 하락하는 내각 지지율을 반등시킬지 더 추락할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내각은 70%를 넘나드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다가 사학스캔들, 총리 측근들의 잇따른 실언 등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30%대 안팎으로 추락했다. 가장 낮은 지지율이 나온 것은 지난 7~10일 실시된 지지통신의 여론조사로,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29.9%를 기록했다.
국회 심의에서는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거짓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에 대한 야권의 추궁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나다 방위상은 방위성의 남수단 평화유지활동(PKO) 파견 자위대 관련 문서 은폐 사실에 대해 몰랐다고 했지만, 실은 보고를 받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야권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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