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휴가와 방학이 있는 여름철은 연말과 함께 공연계 대표 성수기다. 공연업계는 '여름 관객'을 유혹하기 위해 일찌감치 준비를 마쳤다.
초연 뮤지컬, 해외 오리지널팀의 내한 등 굵직한 작품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할인 이벤트도 풍성하다.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다채로운 '공포 공연'도 올해 여름 공연계의 뚜렷한 특징이다.
◇ '설레는 만남' 초연 뮤지컬 VS '믿고 보는' 명작 뮤지컬
자주 무대에 올라도 언제나 객석이 꽉꽉 들어차는 유명 뮤지컬들이 여름 무대에도 전진 배치됐다.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뮤지컬 '캣츠'(7월 11일~9월 10일·국립극장 해오름극장)는 2014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선보인 버전으로 한국을 찾고 있다.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캣츠'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를 그린 뮤지컬로 야성적이고 신비로운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의 정교한 동작과 화려한 춤, '메모리'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넘버(음악)로 오랫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인기 작품.
'새 버전'에서는 더 역동적인 군무, 캐릭터별로 업그레이드된 의상과 헤어 스타일 등을 통해 더 '고양이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6만~15만원. ☎1577-3363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8월 5일~10월 8일·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도 재즈풍의 경쾌한 스윙 음악과 화려한 탭댄스, 화려한 군무 등으로 '쇼 뮤지컬의 바이블'이란 평가를 받는다.
뮤지컬 본고장인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시골 아가씨 '페기 소여'가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1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김석훈, 배우 이종혁이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에 캐스팅됐다. 여배우 '도로시 브록' 역은 1세대 뮤지컬 디바 최정원과 배해선이, 브로드웨이 스타를 꿈꾸는 '페기 소여' 역에는 오소연과 전예지가 연기한다. 6만~13만원. ☎1588-5212
올여름에 처음으로 관객과 만나는 작품도 여럿이다.
뮤지컬 '시라노'(7월 7일~10월 8일·LG아트센터)는 19세기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바탕으로 2009년 일본에서 초연된 작품. 크고 못생긴 코가 콤플렉스인 시라노의 헌신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프로듀서에 첫 도전한 류정한과 홍광호, 김동완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6만~14만원. ☎1588-5212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삶을 펼쳐내는 뮤지컬 '나폴레옹'(7월 15일~10월 22일·샤롯데씨어터)도 아시아 초연작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황제의 삶을 표현하기 위한 대규모 앙상블과 쉴새 없이 전환하는 화려한 무대 장치 등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중년 여성 사이의 '아이돌'로 통하는 뮤지컬 배우 임태경, 가창력으로 대형 극장 주인공을 꿰차고 있는 마이클 리와 한지상이 나폴레옹 역에 캐스팅됐다. 나폴레옹의 연인이자 사교계의 꽃 조세핀 역에는 뮤지컬계 디바로 꼽히는 정선아와 박혜나, 신인 홍서영이 번갈아 연기한다. 6만~14만원. ☎1577-3363
'뮤지컬 대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할인 이벤트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캣츠'는 15세 이하 또는 65세 관객에게 5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평소 뮤지컬을 잘 접하지 않는 연령대의 관객을 공연장으로 유인하는 동시에 경제적인 가족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가족 관람을 위한 '3인 바캉스 패키지'(10% 할인), '4인 바캉스 패키지'(15%)도 마련돼있다.
'브로드웨이 42번가' 역시 '3인 패키지'와 '4인 패키지' 등을 마련해 20~30%가량의 할인을 제공한다.
◇ 여름밤엔 역시 '호러'가 제맛
폭염에 지친 이들에게는 '공포 공연'이 제격이다.
여름마다 인기를 끄는 '호러' 코드지만, 올해는 B급 컬트 호러물부터 공포 음악회까지 그 색깔이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다.
뮤지컬 '이블데드'(6월 24일~9월 17일·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는 공포를 더 과장해 웃음으로 승화시킨 '코믹 호러 뮤지컬'이다.
영화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한 샘 레이미 감독의 영화 '이블데드' 1편과 2편을 버무려 만든 작품으로, 숲 속의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난 젊은 대학생들이 좀비로 부활한 여러 악령과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다.
우비를 입은 관객들이 붉은 물감으로 만든 '피'를 뒤집어쓰게 하는 등의 시도가 눈길을 끈다. 1만~7만7천원. ☎1544-1555
연극 무대에도 공포는 주요 키워드다.
연극 스타 연출가가 공연을 준비하던 중에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일들을 그린 '스위치'(7월 18일~8월 31일·대학로 아루또 소극장), 노숙자를 살해하고 자신이 사망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툰 살인'(7월 6일~9월 3일·스카이시어터) 등이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포 코드가 접목된 오케스트라 연주회도 있다.
롯데콘서트홀은 오는 8월 11~12일 '서머 나이트 오케스트라-프랑켄슈타인의 신부'를 공연한다.
제임스 웨일 감독의 1935년 호러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영상과 함께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를 오케스트라 연주로 감상하는 자리다.
공연 버전으로 편집된 80분짜리 영화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는 가운데 독일 작곡가 프란츠 왁스만이 담당한 OST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이병욱 지휘) 연주로 감상할 수 있다. 전석 3만원. ☎1544-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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