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엄청난 응원 받으니 가슴 벅차다"
폴란드 선수들도 김연경에 사인과 사진 요청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연경(29·중국 상하이)이 움직이면 환호성이 터졌다.
배구를 넘어 한국 여자 스포츠의 최고 스타로 올라선 김연경의 인기는 대단했다.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제2그룹 H조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와 경기가 열린 수원체육관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사흘 내내 그랬다.
21일 열린 카자흐스탄전에선 3천100명이 입장했다. 관중이 모이기 쉽지 않은 금요일 오후 4시에 경기가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열기였다.
22일 콜롬비아전에는 5천 명이 수원체육관을 찾았다.
마지막 경기가 열린 23일에는 입석까지 입장권 5천500장이 팔렸다. 계단 위, 복도에 팬들이 가득했다.
김연경 효과였다.
김연경이 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참가한 건 2014년 그랑프리와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3년 만이다. 2015년과 2016년 한국은 그랑프리에 참가하지 않았고, 국내 팬들은 김연경이 코트 위에 선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김연경은 2009년 일본 무대로 진출했고, 터키리그를 거쳐 최근 중국 상하이와 계약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 레프트' 김연경의 모습을 국내 V리그에서는 볼 수 없다.
그런 김연경의 모습을 눈앞에서 볼 기회를, 팬들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매 경기 관중이 가득 찼고, 경기 뒤에는 김연경을 조금 더 가까이 보고자 버스 앞에서 기다렸다.
김연경조차 "이 정도로 성원해주실지 몰랐다. 정말 놀랐고, 감사하다"고 했다.
경기 전 훈련할 때부터 '김연경'을 연호하는 소리가 경기장에 가득했다. 김연경이 득점에 성공하면 함성은 더 커졌다.
한국과 경쟁한 폴란드 선수들마저 경기 뒤에는 김연경에게 사인과 사진을 요청했다.
김연경 효과는 후배들에게도 번진다.
김연경과 호흡을 맞춘 김희진, 김수지, 염혜선(IBK기업은행), 박정아(한국도로공사) 등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팬들이 몰렸고, 선수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김연경 효과는 여자프로 배구의 인기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등 여자배구 사령탑들은 "V리그에도 이렇게 많은 관중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연경은 "국내에서 이런 엄청난 응원을 받고 경기하니 가슴이 벅차다"며 "이미 결선에 진출한 터라 23일 폴란드전은 승패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를 보고자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서 꼭 이기고 싶었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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